‘뒷돈·상납’으로 얼룩진 수영계···檢, 무더기 사법처리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대한수영연맹 비리를 수사해 온 검찰이 구속자 신병처리와 함께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했다. 소수 특정파벌이 장악한 주먹구구식 단체 운영 아래 선수들을 지원·육성하는 데 쓰일 자금이 눈 먼 자금으로 둔갑하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 몫으로 전가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22일 횡령, 배임수·증재 혐의로 대한수영연맹 홍보이사 이모(47)씨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전남수영연맹 전무이사를 겸하면서 2009년~2014년 선수들에 대한 훈련비 지급 명목으로 도 체육회 자금 등 6억1000만원을 빼돌린 혐의(횡령)를 받고 있다.
이씨는 2011년 수영장 공사수주 및 공인인증 업무 관련 업체로부터 뒷돈 1000만원을 받아 챙기고, 2012년 초부터 최근까지 실업팀 선발대가로 선수들로부터 2100만원을 상납받은 혐의(배임수재)도 받고 있다. 검찰은 그가 선수 선발 청탁 등과 함께 국가대표팀 감독에게 1700만원을 건넨 혐의(배임증재)도 함께 적용했다.
검찰 수사 결과 대한수영연맹 이사진 다수는 지역연맹 살림살이와 감독직 등을 도맡으며 선수 선발부터 계약·훈련·관리 및 자금집행까지 총괄하면서 선수 육성에 쓰여야 할 훈련비, 우수선수 관리·유치비 등을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영 유망주 발굴을 위한 초·중생 전국소년체육대회 훈련에 쓰일 훈련비가 차명계좌로 빼돌려지면서 실제 훈련에 쓰인 건 5분의 1 남짓 밖에 되지 않았고, 각종 선수 지원자금이 가짜 훈련계획서, 영수증 따위와 맞바뀌어 흘러 나갔다고 한다.
수영장 시설 관리를 위한 공인제도는 연맹 관계자들의 주먹구구 아래 뒷돈이 횡행하는 이전투구 수단으로 전락한 단면이 드러나고, 연맹 임원·감독이 돼 칼자루를 쥐어보려는 내부 상납 구조도 적발됐다.
검찰은 앞서 구속 기소한 대한수영연맹 전무이사 정모(54)씨와 총무이사 박모(49)씨가 임원 선임 및 선수 유치 편의 제공 대가로 1억1500만원을 주고받은 혐의(각각 배임수재, 배임증재)에 대해 추가 기소했다. 이로써 정씨가 임원·감독 선임, 선수 선발 관련 청탁 등의 대가로 챙긴 뒷돈의 규모는 4억5000만원에 달하게 됐다.
검찰은 시설, 납품, 대회·선수단 운영 등 각종 편의제공 명목으로 뒷돈을 챙긴 혐의(배임수재)로 정모 부회장 등 대한수영연맹 이사진 4명도 이날 불구속 기소하고, 이모씨 등 연맹 관계자들에게 금품을 건넨 업체 대표 4명은 뒷돈 규모에 따라 각각 불구속 기소하거나 법원에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이번 수사로 5명이 차례로 구속 기소되는 등 총 14명이 사법처리 대상에 올랐다.
검찰 관계자는 “학연·지연, 사제·선후배로 얽힌 폐쇄적인 구조 아래 특정 파벌이 연맹을 장악하고 수영계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면서 “정작 선수들은 비리로 말미암아 정당한 대우 대신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수영장·경기용기구의 공인인증 기준·절차 및 국가대표·후보 선발 과정에 대한 객관적인 규정이 마련돼 공정성을 토대로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