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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현장] 통계의 허점에 속타는 조선3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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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4위로 밀렸다? 클락슨 통계는 선박만 집계
조선3사 남은 일감 절반이 해양플랜트라는 점은 간과
해양플랜트 때문에 적자 낸 조선사들은 반박도 제대로 못해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조선업계 종사자들과 출입 기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통계 중 하나는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의 자료다. 조선사들도 클락슨이 매긴 순위 정보를 한 달에 한 번씩 기자들의 메일로 보내줄 정도다. 그런데 이 자료가 조선사들의 발목을 잡았다. 국내 조선3사 중 삼성중공업의 남은 일감이 줄어들어 일본 이마바리 조선사에 밀려 4위로 뒤처졌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부터다.
조선사 관계자에게 하락 이유를 물어보자 "클락슨은 선박만 집계해서 일본 이마바리에 밀린 것처럼 보일 뿐, 해양플랜트까지 더하면 순위가 바뀔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클락슨은 선박의 부가가치를 반영한 톤수(CGT)를 표준 단위로 사용한다. 그런데 해양플랜트의 대부분은 바다에서 지하자원을 시추ㆍ생산하는 해양설비가 차지한다. 이런 시설은 계약금액으로 규모를 나타내고, CGT로 환산 할 수 없어 집계에서 빠진다. 해양플랜트 중 선박 부분이 통계에 들어가긴 하지만 극히 일부다. 하지만 누구도 클락슨 자료를 인용하면서 이런 설명까지 덧붙일 만큼 친절하지 않다.

국내 조선 빅3의 남은 일감 중 절반 가량이 해양플랜트가 차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39.4%, 대우조선해양은 45.7%, 삼성중공업은 무려 69%에 달한다. 지난 2011~2013년 사이 쏟아진 대형 해양플랜트 발주 물량을 국내 조선사들이 휩쓴 덕분이다.
해양플랜트를 빼고도 1,2,4위를 차지했는데, 이걸 더하면 아직까지 남은 일감 기준으로는 '세계 톱3=국내 빅3'라는 공식은 그대로일 것이란 조선사들의 주장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일본 이마바리가 그 동안 대형 해양플랜트를 단 한 건도 수주 한 경험이 없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조선사들은 이렇게 '통계의 허점'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데 반박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해양플랜트는 그들이 세계 톱3 자리를 유지하도록 하는 힘이기도 하지만 지난해 8조 5000억원의 적자를 내도록 한 원흉이기 때문이다. "말이 좋아 해양플랜트가 고부가가치 선박이지, 지금은 그냥 '고가 플랜트'라고 하는 게 맞다"며 한숨을 쉬는 조선사 직원들의 어깨는 언제쯤 펴질 수 있을까.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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