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책이 물론 단 하루나 이틀에 만들어진 계획은 아닐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설명했듯 신년 업무계획에 이미 담긴 내용들도 포함됐고 현재 진행 중인 것들을 취합한 것도 있다. 기존의 구상들을 더욱 보완하면서 한층 적극적인 의지와 각오를 얹은 것이랄 수 있다. 그럼에도 놀라운 신속성과 추진력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 같은 기민함에 칭찬을 해주고 싶기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3년 내 세계1위' 등 목표로 내세운 것들이 과연 달성 가능한 것인지부터가 의문이다. 이번 대국 이벤트에서 보인 것과 같은 알파고의 발전이 어떻게 이뤄졌는지에 대한 깊은 이해도 미흡해 보인다.
알파고의 바둑 이벤트에서 무엇보다 얻어야 할 교훈은 그 같은 깜짝 이벤트는 오랜 축적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를 구글이 2014년에 인수한 것은 하루아침에 결정된 것이 아니었다. 방한 중인 인공지능 선도기업 IBM의 최고기술책임자의 말처럼 "인공지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어제 나온 지능정보산업 발전방안에서 또 눈에 띄는 것은 6개 대기업이 함께 참여해 지능정보기술연구소를 설립한다는 것이다. 전자기업과 이동통신사, 자동차 제조업체, 인터넷 포털까지 참여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자체적으로 인공지능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데다 여러 부문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대기업들 간의 공동연구소가 원활하게 운영될는지 의문이다. 21세기 최첨단 4차산업의 발전은 과거 관주도 개발시대의 '선도(先導)ㆍ선도(善導)주의' 발상부터 버리는데서 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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