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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vs이세돌 3국]경기마다 진화하는 알파고…"인간적인 수법만 썼다"

최종수정 2016.03.12 17:47 기사입력 2016.03.1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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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국과 달리 3국은 정석으로 응대
이세돌 9단, 변칙수·승부수 안통했다
바둑 정복한 구글, 스타크래프트 정복할 것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 사진=구글 제공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 사진=구글 제공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알파고가 매 경기마다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앞선 두 번의 대국에서는 프로 기사라면 두지 않을 수를 뒀지만 3대국에서는 철저하게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경기를 끝냈다.

12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3국에서 이세돌 9단이 경기 시작 4시간 12분 만에 돌을 던졌다. 176수 끝에 불계패(기권)였다.

경기 초반 이 9단은 맹렬한 공격 본능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알파고가 그동안 초반에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을 뿐 아니라 후반으로 갈수록 이 9단이 감정 없는 알파고보다 불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9단의 첫 착수는 우상귀 화점. 알파고는 1분 30여초 만에 우하귀 화점으로 대응했다. 이 9단은 5수째로 좌상귀를 날일(日)자로 걸친 뒤 7수로는 상변에 '중국식 포석'을 전개했다. 알파고는 우상귀를 날일자로 걸친 뒤 우하귀를 눈목(目)자로 굳히는 새로운 포석으로 대응했다. 경기 초반은 이 9단의 맹공과 알파고의 방어가 이어지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알파고는 무난한 수를 두면서 차분하게 바둑을 이끌어 갔다. 알파고는 이 9단의 맹공에 때로는 피하고, 타협을 하는 등 철저하게 유리한 수로만 응대했다.

경기 해설을 맡은 홍민표 9단 "오늘 바둑은 알파고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반대로 이세돌 9단에게 '어?' 할 만한 바둑을 뒀다"며 "인간과의 바둑을 거듭할수록 알파고가 더욱 인간적으로 발전했다. 오늘은 인간적인 수법만 보였다"고 말했다.

이전 대국에서는 알파고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묘수를 두면서도, 프로 기사들은 절대로 두지 않는 실수도 범했다. 이 9단과 두 번의 경기를 통해 알파고가 한 수 더 발전했다는 분석이다.
이세돌 / 사진=구글 제공

이세돌 / 사진=구글 제공


이어 홍 9단은 "바둑은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서 인간의 감각적인 느낌으로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며 "신이 아닌 이상 해설을 하면서 확실하게 말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홍 9단은 "근데 알파고는 신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고 중반 이후 알파고는 하변에 큰 모양을 만들어 50여 집에 이르는 거대한 집을 만들며 집싸움에서 이 9단에 앞서나갔다.

이 9단은 장고를 거듭하면서 시간을 소비했지만 알파고는 평균 1~2분 만에 수를 뒀다. 이 9단이 초읽기에 들어갔을 때 알파고의 남은 시간은 40분 55초였다. 이 9단은 대국 중간에 한 수를 두자마자 화장실에 달려 나가는 등 시간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초읽기에서 이 9단은 마지막 승부수인 패싸움을 벌였다. '패'란 한쪽이 상대방의 돌 한 점을 따내면 때린 돌 한 점이 반대로 단수로 되어 쌍방이 번갈아 따내면 똑같은 싸움을 반복하게 되는 상황이다. 패싸움은 기계인 알파고를 이길 비책으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알파고는 패싸움에 응하지 않으며 계산에 의한 바둑을 이어나갔다.

이 9단의 스승 권갑용 8단은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나 달라졌다. 처음에는 감히 세계 최강인 이세돌을 어떻게 이기냐 하면서 5:0을 예상했지만 모든 게 바뀌었다"며 "알파고가 정말 대단한 기계라고 느껴진다. 지금은 '이세돌이 어떻게 하면 한판이라도 이길 수 있나'로 맞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은 14일 4국, 15일 5국으로 이어진다. 이 9단은 5판을 모두 치르는 조건으로 15만달러(약 1억6500만원)를 받는다. 알파고는 이 9단과의 승부에서 최종 승리를 거두면서 상금 100만달러(약 12억원)를 유니세프와 STEM(과학ㆍ기술ㆍ공학ㆍ수학) 교육 및 바둑 관련 자선단체에 기부한다.

이 9단을 이기며 바둑을 정복한 구글은 바둑 이후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전략 시뮬레이션(RTS)에 도전할 계획을 밝혔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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