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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강경' 대북제재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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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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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우리 정부가 대북 전략의 ‘딜레마’에 빠졌다. 개성공단 전면중단과 대북 독자제재 등 연일 북한을 몰아붙이고 있지만 이런 강경 대응만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북한은 핵보유 의지를 강조하는 등 체제 결속를 다지고 있다.

올해초 북한의 4차 핵실험과 로켓(미사일) 도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예전과 달랐다. 더 이상 북한을 대화의 상대로 보지 않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이는 잇따른 대북 강경책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10일 갑작스런 개성공단 전면중단 결정에 이어 8일 정부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관여한 단체 30개와 개인 40명에 대한 금융제재를 중심으로 하는 독자 대북제재안을 발표했다. 대남 도발의 배후로 지목돼온 김영철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가 포함되는 등 제재범위가 대폭 늘었다.
문제는 정부의 다음 전략이다. 앞서 남북 관계의 최후의 보루로 불리는 개성공단 카드를 사용해 대화 창구를 원천 봉쇄했다. 이어 일각에서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독자 제재안도 꺼내들었지만 북한이 추가도발을 감행할 경우 군사대응 말고는 앞으로 내놓을 전략이 마땅치 않다. 특히 정부는 한국과 미국 간 주한미군 사드 배치로 대북제재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과 외교적 갈등을 빚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의 경우 ‘남북러’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중단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대북제재와 관련된 이해당사국 간 복잡한 셈법 속에서 동북아 내 ‘한미일’ 대 ‘북중러’ 신냉전 구도가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9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핵무기 연구분야의 과학자, 기술자들을 만나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했다.

9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핵무기 연구분야의 과학자, 기술자들을 만나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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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정부의 강경 대북제재에 북한은 핵보유 의지를 더욱 다지고 있다. 비핵화를 이끌어내기보다 한반도 내 불안수위를 더욱 끌어올리는 수단이 된 셈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 제1위원장이 탄도로켓 발사 훈련을 참관하고 "새로 연구제작한 핵탄두의 위력판정을 위한 핵폭발시험과 핵공격 능력을 높이기 위한 필요한 시험들을 계속해야 한다"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11일 보도했다. 전날에는 북한 내 남측자산에 대한 청산 선언을 했다. 북한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 시각부터 북남사이 채택 발표된 경제협력 및 교류사업과 관련한 모든 합의들을 무효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강력한 제재와 이에 따른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은 정해진 수순이라는 입장이다. 한 마디로 제재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제재라는 것은 받는 쪽이 정말로 아퍼야 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제재 일변도의 한계를 인식하고 오히려 중국과 러시아 등 북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강대국과 실리외교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부의 무책임한 대응도 짚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핵에 대한 현실적인 대응 방법은 적극적인 협상을 통한 해결이나 핵 억지력 확보뿐”이라며 “효과가 제한적인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비현실적인 ‘통일 준비’ 또는 ‘테러방지’에만 매달리면서 안보상황이 더욱 악화되는 것을 방치하는 무책임한 대응은 이제 중단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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