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전 세계적으로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미국 동부지역에 24일까지 최대 100㎝가 넘는 폭설이 내렸습니다. 중국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지역에서는 기온이 무려 영하 50도까지 떨어졌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며칠 째 서울을 비롯해 전국이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등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제주도에는 기상관측 이래 가장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눈 폭풍까지 겹쳐 약 1200편의 항공기가 무더기로 결항됐습니다. 제주공항은 50시간 넘게 폐쇄됐습니다.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상이변을 '지구온난화'에서 그 원인을 찾습니다. 지구가 따뜻해지면 겨울철에 한파가 몰아치는 역설을 보여줍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한파의 원인으로 북극의 역할과 엘니뇨를 꼽았습니다. 2015년 연말에 적도부근 태평양 수온이 상승하는 엘니뇨가 강력했습니다. 이 때문에 전체적으로 따뜻한 날이 이어졌습니다. 최근 엘니뇨가 상대적으로 주춤한 틈을 타 북극의 찬 기운이 북반구 중위도 지방으로 치고 내려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따뜻한 엘니뇨와 찬 북극 수증기가 만나 폭설로 이어졌다는 것이죠.
북극에는 제트기류가 흐르고 있습니다. 제트기류가 강할 때(양의 북극진동)는 빠르게 회전하면서 한기를 가둬주는 역할을 합니다. 최근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얼음이 많이 녹고 온도가 상승하면서 제트기류가 약화됐습니다. 약해진 제트기류(음의 북극진동)때는 북극의 한기가 북반구의 중위도 지방으로 밀고 내려옵니다. 미국과 중국, 우리나라에까지 그 영향을 끼칩니다.
실제 미국항공우주국의 인공위성 데이터를 보면 1979년과 비교해 봤을 때 2012년 해빙이 상당 부분 감소했음을 알려줍니다. 여기에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얼마 전 2015년이 역사상 가장 더웠던 해로 기록됐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19세기 지구 평균온도와 비교했을 때 2015년에 1도 정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현경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북극은 찬 기운을 가두거나 내려 보내는 양과 음의 진동 값을 반복한다"며 "북극이 1월 들어 음의 진동 값을 보이면서 차가운 공기가 북반구 중위도 지방으로 내려왔다"고 분석했습니다. 지구 온난화는 현재 계속 진행 중입니다. 지구가 더 따뜻해지면 겨울에 더 강력한 한파가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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