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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기상이변…엘니뇨와 북극진동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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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탐사 당시 만났던 북극의 해빙. 갈수록 해빙이 줄어들고 있다.

▲2015년 8월 탐사 당시 만났던 북극의 해빙. 갈수록 해빙이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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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전 세계적으로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미국 동부지역에 24일까지 최대 100㎝가 넘는 폭설이 내렸습니다. 중국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지역에서는 기온이 무려 영하 50도까지 떨어졌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며칠 째 서울을 비롯해 전국이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등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제주도에는 기상관측 이래 가장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눈 폭풍까지 겹쳐 약 1200편의 항공기가 무더기로 결항됐습니다. 제주공항은 50시간 넘게 폐쇄됐습니다.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상이변을 '지구온난화'에서 그 원인을 찾습니다. 지구가 따뜻해지면 겨울철에 한파가 몰아치는 역설을 보여줍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한파의 원인으로 북극의 역할과 엘니뇨를 꼽았습니다. 2015년 연말에 적도부근 태평양 수온이 상승하는 엘니뇨가 강력했습니다. 이 때문에 전체적으로 따뜻한 날이 이어졌습니다. 최근 엘니뇨가 상대적으로 주춤한 틈을 타 북극의 찬 기운이 북반구 중위도 지방으로 치고 내려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따뜻한 엘니뇨와 찬 북극 수증기가 만나 폭설로 이어졌다는 것이죠.
지난해 8월말 저는 쇄빙선 아라온 호를 타고 북극을 한 달 정도 탐사했습니다. 알래스카 배로(barrow)를 출항해 북위 77도까지 올라갔습니다. 배로에서 출항한 지 며칠이 지났는데도 해빙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해빙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출발하기 전에 두꺼운 옷을 잔뜩 챙겨갔는데 필요가 없었습니다. 기껏해야 영하 5도 정도 떨어지는 날씨가 고작이었습니다. 추위에 대비했는데 소용이 없더군요. 이 같은 현상이 지금의 한파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북극의 해빙이 지구 온난화로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12년 모습.[사진제공=NASA]

▲북극의 해빙이 지구 온난화로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12년 모습.[사진제공=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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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에는 제트기류가 흐르고 있습니다. 제트기류가 강할 때(양의 북극진동)는 빠르게 회전하면서 한기를 가둬주는 역할을 합니다. 최근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얼음이 많이 녹고 온도가 상승하면서 제트기류가 약화됐습니다. 약해진 제트기류(음의 북극진동)때는 북극의 한기가 북반구의 중위도 지방으로 밀고 내려옵니다. 미국과 중국, 우리나라에까지 그 영향을 끼칩니다.

실제 미국항공우주국의 인공위성 데이터를 보면 1979년과 비교해 봤을 때 2012년 해빙이 상당 부분 감소했음을 알려줍니다. 여기에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얼마 전 2015년이 역사상 가장 더웠던 해로 기록됐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19세기 지구 평균온도와 비교했을 때 2015년에 1도 정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승일 극지연구소 북극 전문가는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 수증기가 많이 발생한다"며 "이 수증기가 눈을 만드는데 최근 엘니뇨가 상대적으로 약화되면서 북극의 한기가 중위도 지방으로 밀고 내려온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남 박사는 "1979년부터 북극 해빙에 대해 인공위성으로 관찰해 오고 있는데 21세기 들어 북극의 해빙이 많이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현경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북극은 찬 기운을 가두거나 내려 보내는 양과 음의 진동 값을 반복한다"며 "북극이 1월 들어 음의 진동 값을 보이면서 차가운 공기가 북반구 중위도 지방으로 내려왔다"고 분석했습니다. 지구 온난화는 현재 계속 진행 중입니다. 지구가 더 따뜻해지면 겨울에 더 강력한 한파가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인공위성으로 파악한 1979년(위쪽)과 2003년 해빙.[사진제공=NASA]

▲인공위성으로 파악한 1979년(위쪽)과 2003년 해빙.[사진제공=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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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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