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구로다 총재는 참의원 결산위원회에 출석, 물가목표 2%를 달성하는 것이 어려워질 경우 "거침없이 정책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듭된 유가하락과 엔고, 증시하락 등으로 다시 경기침체 우려가 나오고 있는 데 대한 답변이다.
유가 저점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 것도 원인이다. 한 BOJ 간부는 "저유가로 인한 물가 하락으로 국민들이 '물가가 올라가기 어렵다'고 느끼기 시작하면, 추가 완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치했다가는 디플레이션 심리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추가완화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1년 새 세 차례나 물가목표 달성시기를 연기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더 이상 추가완화를 미룰 수 없다는 것이다. BOJ는 당초 2% 물가목표 달성 시기를 지난해로 봤지만, 지난해 4월과 10월에 시기를 잇달아 연기해 올해 후반기로 미뤘다. 유가가 오르지 않으면 이 시기도 다시 연기될 전망이다.
과감한 부양정책으로 '슈퍼 마리오'로 불렸던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구로다 총재와 비슷한 고민에 빠져 있다. 그는 21일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0.05%로 동결한 후 기자회견을 통해 "통화정책 기조를 재검토하지 않는다면 ECB가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며 다음(3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를 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경기둔화가 유로존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걱정에서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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