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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시신 훼손 父에 '부작위 살인죄' 적용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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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시신을 훼손하고 3년 넘게 집 냉동고에 보관한 아버지. 사진=TV조선 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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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 경찰이 초등학생 아들을 숨지게 하고 시신을 훼손해 3년 넘게 냉장고에 보관하다가 지난 17일 구속된 아버지 A씨(34)에게 이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는 형법 제250조가 규정하는 범죄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아 다른 사람을 사망하게 한 경우에 적용할 수 있다. 사형이나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 선고가 가능하다.

경찰은 변호사 자격증을 보유한 경찰관 등으로 법률팀을 꾸려 혐의 적용이 가능한지를 검토중이라고 한다. A씨는 "아들을 목욕시키려고 욕실로 끌고 가던 중 바닥에 넘어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주장대로라면 '살인의 고의'는 성립하기 어렵다. 이 경우 적용 가능한 혐의는 과실치사나 폭행치사 등이고, 그 이후의 행위는 사체유기ㆍ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다뤄지게 된다.
단순히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거나 기타 응급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는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 적용이나 인정이 쉽지 않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따라서 쟁점은, 살인의 고의 또는 고의에 준하는 생각을 전제로 한 A씨의 폭행 등 위해 행위로 아이가 '사망할 수도 있는 상태'에 빠졌는지, 또는 A씨의 위해 행위가 아이의 사망으로 직결됐는지 여부를 가리는 일이다.

타살을 의심하기에 충분한 상처나 흔적이 남아있는지, 있다면 그 상처나 흔적이 사망과 연결됐는지를 따지는 게 그래서 중요하다. 사체 부검 결과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형사사건을 담당하는 재경 법원의 한 판사는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로 재판에 넘겨진다고 가정하고 최씨의 그간 진술 내용을 고려하면, 혐의 입증을 위한 본질적인 대목에서 첨예한 대립과 다툼이 불가피해보인다"고 설명했다.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는 승객들이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한 걸 알면서도 구호 조치를 취하지 않고 가장 먼저 배에서 탈출한 세월호 이준석 선장에게 수사기관과 사법부가 적용한 혐의다.

'부작위'라는 개념은 형사 뿐 아니라 민사ㆍ행정 분쟁의 영역에서도 때때로 사용된다. 국회가 선거구 획정을 시한 내에 못 해 최근 '부작위에 의한 위법 확인 등 청구' 행정소송의 '피고'가 된 것이 일례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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