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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부동산시장의 두 얼굴, 냉기와 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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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 대출규제에 손님 실종 '직격탄'…위례, 강남 전세난민에 북적
중개업소 "반포, 부동산 시장 '바로미터'…수도권까지 번지는 건 시간문제"
지난달부터 위례선 입주행렬, 전세물량 '급증'…'강남發 한파' 내년 도착 관측도


서울 아파트 전경(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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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연말을 맞은 부동산 시장에 상반된 두 모습이 공존하고 있다. 내년부터 대출심사가 강화되면서 부동산 거래가 위축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현실이 되고 있다. 재건축 붐이 일면서 신흥 부촌으로 떠올랐던 반포일대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발길이 끊기면서다. 매물이 쏟아져 나온 신도시에는 상대적으로 '훈풍'이 불고 있지만 조만간 부동산 시장에 불어닥칠 찬바람을 피해갈 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포, 대출규제에 손님 실종 '직격탄'= "통 사람이 없네요. 문 열릴 일이 없어서 찬 바람 들이치지는 않는 것에 만족할 뿐입니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주택 거래시장 분위기를 이렇게 말했다. 이 일대는 손님 발길이 끊기며 '혹한기'가 시작됐다. 매물을 문의하는 전화조차 울리지 않았다. 비수기임을 감안해도 손님의 발길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는 게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재건축 붐이 일면서 신흥 부촌으로 떠오른 곳이지만 내년부터 대출심사가 강화되면서 부동산 거래가 위축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중개업소에서는 내년 2월(비수도권은 5월) 시행될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을 거래가 급감하게 된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A중개업소 대표는 "대출규제나 미국 금리인상처럼 주택담보대출과 관련한 부정적 소식이 이어진 이후 거래문의가 뚝 끊겼다"며 "이 일대가 위축되기 시작하면 한기(寒氣)가 수도권 전역으로 번지는 건 시간 문제"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이곳의 분위기가 위축된 것에 적잖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는 통상 부동산 경기를 좌우하는 지표여서다. 최근 반포에서 분양된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와 '푸르지오 써밋', '신반포자이' 등이 시장을 견인한 측면이 컸다는 얘기다.
하지만 재건축 이주 수요로 인해 강남 주택시장은 여전히 시장을 뒤흔들 뇌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파트 철거와 이주를 앞두고 전세 입주자들이 전세물건을 찾아 헤매고 있고 이로인해 전셋값이 급등하고 있어서다. 부동산114가 최근 2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신반포한신23차가 66.7%나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저금리 여파로 집주인들은 전세를 월세 혹은 반전세로 전환하며 매물을 찾기조차 힘들다.

서초지역의 한 임대업체 관계자는 "아파트는 가격이 너무 큰 폭으로 상승해 자녀 학교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빌라나 연립주택을 찾고 있다"며 "최근 보증금 5억원 이하의 빌라 매물은 나오는 족족 계약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위례신도시 전경(아시아경제DB)

위례신도시 전경(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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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 강남 전세난민에 북적= "아무래도 서울 강남과 가깝다는 점에서 관심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눈코뜰새 없이 바쁜 위례신도시의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가 이렇게 분위기를 전했다.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면서 전세매물이 급증한 신도시는 상대적으로 '훈풍'이 불고 있다. 서울 강남 등지에서 빠져나오는 '전세 난민'들이 이곳 매물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덕분이다. 물론 입주 직전인 가을보다는 덜 붐빈다. 하지만 비수기임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대표적인 곳은 위례신도시다. 지난달부터 5개 단지, 3000가구 규모의 입주 행렬이 시작됐다. B공인 관계자는 "입주가 한두달 사이로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등 물량이 한꺼번에 나오면서 거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곳에서는 서울에서 보기 드문 싼 전세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실거주 목적을 제외한 물량이 동시에 시장에 공급되다보니 나타난 현상이다. 일부 단지에서는 전용면적 84㎡ 매물이 열흘새 1억원 가량 떨어지기도 했다.

이같은 거래 증가세는 매매보다는 전월세 등 임대차 거래에서, 또 가격 측면에서는 상승보다는 하락 추세 속에서 나타나는 것이어서 호황기로 보기는 힘들다. 더욱이 신도시에서도 '공급과잉'과 '대출규제발(發) 한파'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출규제 강화와 미국 금리인상으로 시작된 거래위축이 결국 신도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시기는 대규모 입주가 끝나는 내년 상반기를 점치는 이들이 많다.

위례신도시의 C공인 관계자는 "벌써부터 서울 강남의 '거래가 얼어붙었다'는 얘기가 전해지면서 분위기를 타는 느낌"이라며 "위례 안에서도 송파에 인접한 학군 등 입지적 장점이 있는 곳으로 눈을 돌리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포한강신도시와 동탄2신도시 등지에서 미분양 주택이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정부와 업계에서는 사상 최대 분양물량이 풀린 상태에서 이 정도의 미분양 물량이 발생했다면 크게 선방한 것으로 해석하면서 시장의 급랭까지 점치는 것은 과잉반응이라고 지적, 추이를 더 살펴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찮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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