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는 모두발언에서 "(올 한 해)정책목표 간의 상충성으로 통화정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술회했다. 올해 초유의 저성장, 저금리 기조에 대처해 완화적인 정책기조를 유지하며 거시경제의 안정을 추구해 왔지만 이 과정에 겪은 가계와 기업 빚 급증 등의 애로가 이 멘트 하나에 모두 묻어났다. 화기애애하던 송년회에는 갑자기 긴장감이 돌았다.
이후 송년회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누구 하나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동안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던 이 총재는 이번에 기업을 정조준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늘고 있는 한계기업 구조조정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나라도 신흥국의 부채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경고였다. 그는 이번에도 "외환보유액의 보유주체는 정부이지 기업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숨가쁘게 달려온 올 한해만큼이나 한은 출입기자송년회 역시 긴장 속에서 마무리됐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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