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나쁜 공기 다 마셨는데"…中 뒤늦은 적색경보 발령 비난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최악의 스모그 때문에 '적색' 경보가 발령된 베이징(北京)시의 대기 질이 점점 더 악화할 전망이다.
9일(현지시간) 중국 신화통신은 베이징시 기상당국을 인용해 시 주변 대기가 안정돼 있어 이날 늦게까지 스모그가 더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날 오전 7시께 발령된 적색경보는 10일 정오까지 계속된다.
베이징시에서는 강제적인 차량 2부제가 시행 중이고 관용차도 30%만 운행되고 있다. 유치원 및 초·중·고교에 사실상 휴교령이 내려졌고,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공장 등의 조업활동도 멈췄다. 시민들은 외출을 자제해야 하고 부득이하게 외출을 해야 경우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스모그 경보단계 중 가장 높은 수준인 적색경보는 대기질 지수(AQI) 201~300을 일컫는 심각한 오염이 사흘 이상 또는 72시간 이상 계속되면 발령된다. 중국은 대기질 지수를 우수·양호·가벼운 오염·중간 오염·심각한 오염·매우 심각한 오염 등 6단계로 구분하고 이에 따라 황색·오렌지색·적색 순으로 경보를 발령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베이징 시민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적색 경보 발령이 뒤늦은 대응이라는 비난이 들끓고 있다. 지난달 30일 베이징 대기질 지수가 500을 기록해 연중 최악의 대기 오염 수준을 나타냈지만 당국은 '적색' 보다 한 단계 낮은 '오렌지색' 경보를 발령했다.
맞벌이 부부들은 뒤늦은 적색 경보 발령에 따른 갑작스런 휴교령에 아이 맞길 곳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이미 나쁜 공기를 다 마셨는데 지난주 보다 낮은 수위의 스모그에 호들갑을 떠는 꼴이라고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베이징시가 뒤늦은 적색경보를 발령한 게 시진핑 중국 주석의 파리 기후변화회의 참석과 관련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최악의 스모그가 베이징 하늘을 덮치고 있다는 사실이 전 세계 주목을 받을 경우 중국이 기후변화회의에서 불리한 협상을 해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스모그가 중국의 기후변화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이 문제(스모그)는 좀 더 넓은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 중국은 여전히 개발도상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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