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은 대포폰을 애용했다.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중국 밀항 준비에서부터 사업장 처리 지시까지 모두 대포폰을 사용했다.
'애인 구해요 010 -****-****' '신용불량자도 통 큰 대출 010-****-****'처럼 길거리에 뿌려진 퇴폐업소나 대부업체 전단에 적혀 있는 전화번호 역시 대포폰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개통 유형도 진화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망자나 노숙자의 주민등록번호 및 신분증을 도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요즘은 외국인의 신분을 도용, 개통되는 경우가 많다. 주로 직업소개소를 통해 외국인 개인정보가 빠져나간다. 직업소개소가 외국인 개인정보를 휴대폰 판매점에 돈을 받고 넘기면, 판매점은 그 외국인의 명의로 대포폰을 만들어 범죄 조직 등에 되파는 방식이다.
요금제도 내국인 명의로만 개통되는 후불보다는 선불을 선호한다. '내국인 후불폰'보다 '외국인 선불폰'을 써야 걸리지 않고 오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3년 8월부터 ▲내 명의를 누군가가 도용해 휴대폰을 개통했을 때 자신이 즉시 알 수 있도록 문자를 보내주는 '엠-세이퍼(M-Safer)' ▲가입자 신분증 진위를 가리는 '부정가입방지 시스템' ▲'휴대폰 번호 제한 제도' 등의 제도를 도입하고 있지만 대포폰 개통을 100% 근절시키지 못하고 있다.
양기철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보호과장은 "현재 외국인 명의의 대포폰 개통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 중"이라며 "실태를 파악한 뒤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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