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마지막날인 22일 오전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작별상봉 행사에서 이정숙(68)씨가 아버지 리흥종(88)씨의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 (사진=금강산 공동취재단)
[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만나고 왔다는 기쁨보다 남은 생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더 클 것 같습니다."
북녘의 아버지 리흥종(88)씨를 65년만에 만난 이정숙(68)씨는 남쪽으로 돌아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씨의 아버지는 지난 이산가족 상봉에서 '애수의 소야곡', '꿈꾸는 백마강' 등의 노래를 부르며 애틋한 부녀상봉을 연출했었다.
가족을 만난 뒤 찾아오는 상실감과 허탈함이 무기력증으로 이어지는 것인데 심신이 쇠약한 고령 이산가족이 많아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2월 설 상봉에서 꿈에 그리던 북측 아들과 딸을 만난 당시 91세의 김섬경 할아버지는 상봉 44일만에 건강이 악화돼 사망하기도 했다. 이번 상봉행사에서도 1차 상봉 때는 단 1명만 구급차를 타고 귀환했으나 고령자가 많았던 2차 상봉에서는 5명이 구급차를 타고 금강산에서 돌아왔다.
심리상담사와 자원봉사자가 1차 상봉단 398명과 2차 상봉단 254명 등 상봉자 전원의 가정을 직접 방문해 상봉행사 이후 이산가족의 심리상태를 파악, 심리적 안정을 돕는 치료를 병행할 예정이다.
북측 가족과의 만남 이후 심리상태가 불안정한 이산가족에 대해서는 지역사회 전문병원과 연계하여 지속적인 심리치료 및 관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산가족의 상봉 후유증을 치유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북측 가족과의 서신 교환 등 지속적인 왕래와 상봉 정례화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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