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미국의 실업률은 5.1%였다.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비농업부문에서의 새로운 일자리도 14만개나 증가했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목표로 하는 완전고용에 거의 근접한 수치다. 한국의 실업률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3%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 수치만 보면 미국이 거의 완전고용을 달성하고 있으니 그보다 실업률이 낮은 한국은 적어도 일자리 때문에 고생할 일은 없어야 한다.
20대의 태반이 놀고 있다는 '이태백', 인문계 졸업자의 90%가 논다는 뜻의 '인구론'이란 용어들이 더 이상 신조어라고 느껴지지 않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유례없는 취업난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며 청춘을 위로했던 글은 '아프면 환자지'라는 자조섞인 조롱으로 바뀌었다.
물론 청년실업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일본은 '사토리 세대' 유럽에는 '1000유로 세대'라는 말이 있다. 의미는 조금씩 다를지라도 모두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청년실업에서 유래된 말이다. 9월 터키 B20 회의에서도 3대 글로벌 고용 현안 중 하나로 청년실업을 꼽았을 정도로 청년실업 문제는 세계적인 골칫거리가 됐다.
이는 비교적 IT에 친숙한 청년층의 고용 확대에도 큰 도움이 됐다. 대표적인 제조업 도시 휴스턴에서는 금융위기 이후 일자리 회복률이 230%에 달했다. 제조업이 만들어 낸 일자리는 개인 소비지출을 증가시키고 줄어든 내수시장을 회복시켰다. 그 결과 미국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돼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9%로 시장의 전망을 크게 웃돌았다.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구축된 것이다.
미국의 사례에서 보듯 일자리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은 고용 창출의 주역인 중소기업이 스스로의 발전과 성장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새로운 기술 개발과 시장 개척을 통해 청년들이 취업하고 싶어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인력 채용을 늘리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중소기업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5년간 총고용 증가 인원 227만명 중 85.9%인 195만명의 고용을 창출했다.
대기업 중심의 성장 전략 한계를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중소기업의 새로운 성장 전략을 만들고 혁신적 기술 개발 환경 조성과 중소기업 친화적 인식 조성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의 재도약과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번 방미 경제사절단에 참가하는 경제인 166명 중 중소ㆍ중견기업이 84%를 차지한다. 미국 순방에 참가한 정부 관계자와 중소기업인들에게 제조업 혁신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묘수(妙手)를 발견할 수 있는 특별한 여정이기를 희망한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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