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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틈타 부활한 '4대강 사업'…논란도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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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 4대강 후속 지천·지류개발 사업 재추진키로..."고비용·저효율 우려" 반대도 여전

금강에서 물고기 수만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환경단체는 정부의 4대강사업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부여보 하류에서 죽어 물 위에 떠오른 물고기 모습.

금강에서 물고기 수만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환경단체는 정부의 4대강사업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부여보 하류에서 죽어 물 위에 떠오른 물고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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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40여년만의 가뭄이 '4대강 사업'을 부활시켰다. 정부ㆍ여당이 4대강 사업의 후속인 지천 지류 개발 사업을 재추진, 보에 저수된 물을 농업, 생활, 공업 용수로 활용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4대강 사업 못지 않게 '고비용ㆍ저효율'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ㆍ여당은 14일 당정협의회를 통해 4대강에 저장된 물을 가뭄 피해 지역의 생활, 농업, 공업용수로 끌어다 쓰기 위한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약 620억원이 투입돼 금강 하류 백제보에서 보령댐까지 21㎞의 도수관을 연결해 하루 11만5000t의 물을 보내 줄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내년 6월까지 '하천수를 활용한 생활ㆍ공업용수 공급 계획' 연구 용역을 거쳐 다른 강에서도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농림축산부도 2012년 가뭄 당시 마련된 4대강 11개 보의 물을 인접한 경기 여주 등 전국 20개 농업 지역 1만2000여㏊(헥타르)에 농업용수로 공급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천덕꾸러기'였던 4대강 사업이 '선견지명'으로 부활한 순간이었다.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 시절 수자원관리·녹색 성장의 명분하에 대대적인 국책사업으로 추진됐지만 물고기 떼죽음·녹조 창궐 등 수질 악화에다 정권이 바뀐 후 감사원 감사에서 총체적 부실 공사·'사실상 한반도 대운하용' 사업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잊혀진 존재였다. 올해 들어 극심한 가뭄으로 4대강 보의 물이 '비상 수원(水原)'의 역할을 하게 되면서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기후 변화 시대에 미리 대비한 시기적절한 대책'이었다는 예찬론이 재등장하고 있다.

정부도 16개 보에 국내 연간 물 사용량 330억t의 2% 가량인 약 7억t의 물이 저장돼 있는 만큼 가뭄 해결의 비상 수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전국민들의 95%가 광역상수도 혜택을 입고 있기 때문에 비용도 생각보다는 적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국토부 한 관계자는 "4대강 사업은 기본적으로 보에 물을 저장해 가뭄때 비상용수로 활용하겠다는 원칙을 갖고 시작된 사업인데 이번 가뭄에서 비로소 취지가 실현됐다"며 "현재 보령댐으로 금강 물을 보내는 사업이 가능한 것은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 놓은 백제보ㆍ세종보ㆍ공주보 등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4대강 사업 못지 않게 '고비용ㆍ저효율'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홍헌호 시민경제사회연구소장은 "보는 주로 중하류에 위치해 있고 가뭄 피해 지역은 상류 지역의 고지대에 있어 물을 끌어다 쓰려면 수십km의 관로와 고도차를 극복하기 위한 펌프장 등이 필요해 엄청난 공사비ㆍ유지보수비용이 들어갈 게 뻔 하다"며 "4대강 본 사업에 못지 않게 예산 낭비, 비효율 사업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도 "가뭄 대책을 위해선 지하수 개발, 지하댐 건설과 상수도 누수율 낮추기, 소형 보ㆍ댐 건설 등 지역 맞추명 가뭄 대책이 더 적절하다"며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빈도수의 가뭄에 대비하기 위해 조 단위의 돈을 투입한다는 것은 신중히 검토해야 하며 사회적 자원 낭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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