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의원의 美 공화 구하기?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미국 공화당이 후임 하원의장 선출을 놓고 자중지란에 빠졌다.
공화당은 야당이지만 현재 하원 다수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공석이 될 하원의장을 맡을 적임자를 찾지 못해 쩔쩔매고 있다. 하원의장은 미국 대통령에 버금가는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다.
공화당내 1인자였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하면서부터 일이 꼬였다. 베이너 의장은 지난 4년간 공화당의 리더로 하원을 이끌었지만 강경 보수세력 '티파티'의 등쌀에 밀려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너 의장 후임자로는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가 가장 유력했다. 하지만 그도 강경파의 희생양이 됐다. 매카시 의원이 최근 TV 방송에 출연해 공화당이 주도해서 설치한 '벵가지 특위'가 사실상 민주당 유력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겨냥한 것임을 털어놓은 것이 화근이 됐다. 티파티 의원들은 일제히 "매카시가 당을 망쳤다"며 후보 사퇴를 종용했다. 결국 매카시 의원은 지난 8일 하원의장 출마 포기를 선언했다.
이후 공화당에선 올해 45세의 폴 라이언 하원 예산위원장이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다. 라이언 의원은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당시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깜짝 발탁돼 정계의 주목을 받았다.
대선 패배 이후 근신하던 라이언 의원은 2013년엔 합리적 대안을 내세워 공화당 강경파 설득에 성공하며 연방 정부 셧다운 사태를 해결하는 정치력도 보여줬다. 지난해부터는 미국 전역을 돌며 '빈곤 퇴치 캠페인'을 벌여 공화당의 외곽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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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의원이 공화당을 구해주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며 당 지도부는 물론 하원의장 출마를 선언해놓은 제이슨 샤페스 의원까지 나서 "라이언 의원이 하원의장을 맡아야 한다"며 구애 공세를 벌이고 있다. 공화당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영화 제목을 빗대 '라이언 일병의 공화당 구하기'라는 말까지 나돈다.
하지만 라이언 의원은 3차례나 성명을 내며 "예산위원장으로 당에 기여할 일이 더 많다"며 고사, 공화당의 애를 태우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티파티 강경파에 휘둘려야 하는 하원의장은 독배를 마시는 자리가 될 것이란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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