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ory 벤처, 운명의 그 순간] 30. 윤선희 퍼니피플 대표
기업·공공기관 웹사이트 만들던 퍼니피플
'인재 아웃소싱 중개' 서비스로 새 먹거리 찾아 나서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윤선희 퍼니피플 대표(37)는 독학으로 포토샵과 웹 디자인을 공부해 웹 에이전시 대표가 된 독특한 사람이다. 윤 대표는 요즘 웹 에이전시 '퍼니피플'을 서비스 플랫폼 회사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매일 뭔가를 '끄적대고' 있다.
수학을 전공한 윤 대표는 전공 교수들의 홈페이지를 만들어 주는 등 정보기술(IT)에 대한 흥미가 남달랐다. 그림판에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던 그는 대학 때 포토숍과 나모 웹에디터 등을 독학했다. 지갑 회사에서 홈페이지를 만들고 관리하는 일을 맡은 뒤 본격적으로 기술을 익히기 시작했다. 인터넷 뱅킹 열풍이 불 때 은행 웹사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후 제대로 돈을 벌어보겠다는 생각에서 퍼니피플을 만들었다.
웹 에이전시로 출발한 퍼니피플은 '웹표준'을 일찌감치 서비스에 적용했다. 정부도 민간도 웹 2.0 시대를 주창했지만 대형 포털사이트들도 웹표준에 대비하지 못할 때였다. 퍼니피플은 웹표준에 맞는 홈페이지를 제작하기 시작하면서 입소문이 났고 기업 홈페이지부터 공공기관 홈페이지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쌓아왔다.
퍼니피플은 삼성 SDS나 LG CNS와 협력해 UIㆍ사용자경험(UX) 또는 디자인 퍼블리싱 부분을 맡아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최초의 반응형 앱이었던 상하치즈 앱, 국회 입법예고ㆍ의안정보시스템 모바일 서비스 등을 만들었다. 이달 초 기업용 B2B(기업 간 거래) 인재 중개 서비스도 출시했다.
인재 아웃소싱 중개 서비스 '퍼니피플'은 업체에 소속된 인재 정보를 입력하면 발주사가 원하는 사람과 계약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등록할 때 자격증이나 재직증명서 같은 서류로 인재를 검증하되 인재의 개인정보는 최소화하고 업무와 관련된 정보만 담는다. 퍼니피플은 발주사나 수행사가 언제 어디서나 인재 정보를 살펴볼 수 있도록 모바일과 PC로 서비스를 구현했다.
중개수수료도 기존 헤드헌팅업체들보다 저렴한 4%대로 책정했다. 헤드헌팅이나 아웃소싱 중개업체들이 10%가량의 수수료를 받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저렴하다.
특히 수주경쟁과 하청 구조로 인해 수행사들에게 돌아가는 몫이 줄어드는 문제점도 해소할 수 있다. 윤 대표는 업계 최초로 '업체 유휴인력을 활용한 아웃소싱 시스템'을 도입해 특허도 신청해뒀다.
윤 대표는 "개발 중이던 서비스가 있었는데 담당하던 개발회사가 갑자기 사라지는 바람에 급하게 대체할 사람을 구했다"며 "답답한 마음에 우리가 인력을 중개해주는 서비스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한 것이 퍼니피플 서비스인데 마치 뒷걸음질 치다 금화를 주운 격"이라고 설명했다.
IT업종 특성상 발주사 중심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아웃소싱이나 프리랜서를 고용하는 일이 많다. 인력 충원에 어려움을 겪는 회사들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발주사와 수행사가 책임을 지고 계약을 맺기 때문에 펑크날 우려도 없다. 해외에도 아직까지 이런 서비스가 없는데 윤 대표는 장기적으로 미국, 중국 등 해외에도 서비스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윤 대표는 "실제로도 원청업체(발주사)가 사업자에게 프로젝트를 맡길 때 비용을 100% 지급해도 하도급을 한번 거치면 비용이 50%로 줄어든다"며 "아웃소싱과 하도급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부조리한 문제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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