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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자디클]톈진 사고 '독극물 비' 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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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중국 톈진(天津)항 폭발사고 이후 인터넷에서 각종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번 폭발로 사라진 700톤의 시안화나트륨이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시안화나트륨은 청산가리인 시안화칼륨의 일종으로 청산소다라고 불리는 맹독성 물질이다. 이 물질을 바탕으로 생성되는 시안화수소는 나치가 유태인 학살에 이용했던 독가스 성분이라고 한다. 마침 16일 수도권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졌고 밤에는 시간당 30mm가 넘는 소나기가 쏟아졌다. 그러자 이 비를 맞으면 위험하다는 내용의 메시지가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일파만파 퍼졌다. 독극물 비에 대한 우려는 연휴 마지막 날 저녁 외출에 나서려는 시민들의 발목을 잡았다.

15일부터 카카오톡 등에서 확산된 메시지는 "중국의 미국대사관에서 공지한 내용"이라며 "오늘, 내일 내로 비가 올 것 같다. 피부에 빗물이 묻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만약 옷이 비에 노출되면 즉시 세탁하고 또한 샤워도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또 "외출 후 우산은 철저히 닦고 안쪽도 닦아야 한다. 공기 중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비에 관한 주의사항을 꼭 지켜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는 톈진 폭발사고 이후 중국의 SNS에서 퍼진 내용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근거는 밝혀지지 않았고 중국 당국은 이 같은 유언비어를 퍼뜨린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 및 모바일 메신저 위챗 계정 360개를 폐쇄, 또는 정지시키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 메시지로 인해 16일 우리나라에 내린 비에도 시안화나트륨 성분이 섞여 있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졌다는 점이다. 많은 이들이 이 내용을 퍼 나르며 주의를 당부했다. 일부 네티즌들이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으니 무시해도 된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지만 "문제가 생기면 책임질거냐?", "조심해서 나쁠 것 없다"는 반박에 힘을 얻지 못했다. 오히려 미국대사관은 이런 공지를 하는데 우리 정부는 왜 손을 놓고 있느냐는 성토까지 나왔다.

하지만 톈진항과 우리나라는 직선으로 700㎞ 이상 떨어져 있어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시안화나트륨은 폭발로 인해 연소됐을 것으로 보이며 남아있더라도 공기보다 무거워 바람에 실려 우리나라로 날아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한다. 기상청에서도 "최근 내린 비는 해외에서 기압의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진 소나기"라고 했다. 또 국립환경과학원은 16일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기는 했지만 이는 우리나라 대기에 정체된 오염물질 때문이지 12일 톈진 폭발사고와 관련성이 없다고 밝혔다.
정부가 정보를 숨겨 피해를 키웠던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겪은 탓에 많은 이들이 이번에도 뭔가 감추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가졌다. 어쩌면 쏟아지는 소나기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에는 정부에 대한 불신이 반영돼 있었던 셈이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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