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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유명무실한 '개문냉방'…뒷짐진 공무원 "이러니 하나마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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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문냉방, 단속 아닌 지도와 점검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어
7일 낮, 출입문을 닫은 채 영업 중인 명동의 점포들

7일 낮, 출입문을 닫은 채 영업 중인 명동의 점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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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서연 기자] "안 되는 건 알지만 이렇게라도 해야죠."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부터 출입문을 열고 냉방기를 사용하는 '개문냉방' 단속을 시작했지만, 단속 효과는 '밤'이 되면 사라졌다. 집중 단속 시간대가 지나면, 닫혀있던 매장의 문은 활짝 열렸다.
지난 7일 낮 명동의 매장들은 단속을 의식해서인지 대부분 문을 닫고 영업 중이었다. 매장 밖에서 호객행위를 하던 명동의 한 화장품 매장 판매직원은 연신 손부채질을 하며 "요즘 매일 단속을 나와서 문 열고는 영업을 못 한다"면서 "환기시킬 때만 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문을 열었을 때가 손님들이 많이 들어오게 되니 문을 여느냐 닫느냐에 따라 매출 차이가 크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의류 매장 직원도 "문을 열고 영업하는 것도 옛말이다"며 "적발 되면 벌금을 물어야 되는데 그럴 바엔 손님이 좀 덜 오더라도 그냥 문을 닫고 영업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 문을 닫고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7일 저녁, 문을 활짝 연 채 영업중인 강남의 한 점포

7일 저녁, 문을 활짝 연 채 영업중인 강남의 한 점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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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늦은 저녁 찾은 강남역 대로변의 점포들은 명동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단속시간이 아닌데다 주말을 즐기기 위해 몰려드는 인파를 끌기 위해 문을 활짝 열고 영업하는 곳들이 많았다. 한 의류 매장의 직원은 "개문 냉방을 하면 안 되는 것은 알지만 아직 주변에 벌금을 냈다는 곳이 없어서 단속이 나오면 문을 닫고 손님이 몰리는 시간이나 저녁 시간대에는 문을 열고 있다"면서 "안 그래도 메르스 때문에 올해는 작년보다 매출이 줄어 장사하기 힘든데 이렇게라도 할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매장을 찾는 손님들의 입장에서도 문을 닫아둔 매장은 찾기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주부 박모(52)씨는 "예전엔 더우면 돌아다니다 문을 열고 영업하는 로드숍 같은 곳에 잠시 들어가 쉬면서 구경도 하고 그러다 물건을 하나씩 사기도 했다"면서 "요즘은 폭염인데도 문을 열고 영업하는 곳이 별로 없으니 그런 소소한 재미가 없다"고 말했다. 여대생 김혜진(23)씨도 "개문냉방을 하면 안 되는지 몰랐다"며 "아무래도 규모가 작더라도 문이 열려있는 곳은 들어가고 나가는 데 부담이 없는데 문이 닫혀있으면 부담이 돼서 잘 안 들어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올해 메르스 때문에 경기가 좋지 않아 단속 위주로 하고 있진 않고 지도와 점검 위주로 하고 있다"면서 "매일 오후 1~2시께 대로변 위주의 매장들 100여 곳을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용을 설명하고 협조를 바란다고 하면 시정하는 곳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경고장을 받은 곳들은 있으나 아직 벌금을 낸 곳은 없다"고 말했다.




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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