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존 케리 미국 국무 장관이 내년 4월 예정된 주요7개국(G7) 외무장관회의 참석 차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문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내년 미국 정치의 최대 이벤트인 대선을 앞두고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이 성사된다면 집권 2기 마지막 해가 되는 내년에 '정치적 유산'을 만드는 차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핵무기 없는 세계'를 내걸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의 자연스러운 행보로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내년 치러질 미국 대선에서 영향력을 가진 미국 재향 군인들의 표심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당 관계자는 "대통령 재임 시 히로시마 방문에 집착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니냐"고도 지적하고 있다.
중국의 반발도 예상된다. 지난 5월 핵확산금지조약(NPT) 재검토 회의에서 일본이 채택을 목표로 한 '세계의 정치 지도자에 피폭지 방문을 촉구한다'는 문구는 중국의 강경한 반대에 최종안에서 누락된 바 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여부에 대해 "케리 장관이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한 후 여론을 살핀 다음 판단할 수 있는 문제"라고 언급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오바마가 찾아와도 원폭 투하를 사죄할 가능성은 낮지만 방문만으로도 핵 무기를 저지할 수 있는 강력한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민간조사단체가 지난 4월 발표한 여론 조사에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 투하에 대한 미국인의 56%는 '정당했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일본인은 79%가 '정당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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