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예능서 안정환과 공동 감독 맡아, 프랑스 전훈
"나도 지도자 덕에 기회 잡았던 선수, 재기 도울 것"

KBS 청춘FC 헝그리일레븐 공동 감독 이을용(왼쪽)과 안정환[사진=KBS 청춘FC 페이스북]

KBS 청춘FC 헝그리일레븐 공동 감독 이을용(왼쪽)과 안정환[사진=KBS 청춘FC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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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축구스타 이을용(40) 청주대 코치는 소속팀이 지난 27일 건국대와의 대학연맹전 준준결승에서 1-2로 패한 뒤 휴가를 얻었으나 하루만 쉬고 29일 프랑스로 떠났다. '청춘FC 헝그리 일레븐(청춘FC)'을 만나기 위해서다. 이 코치는 다음달 17일까지 청춘FC의 전지훈련을 지휘하며 벨기에, 네덜란드, 프랑스 등 유럽의 프로 2,3부 리그 팀과 친선경기를 한다.


청춘FC는 매주 토요일 KBS 텔레비전에 나온다. 축구를 하다 부상이나 가정사 등 저마다의 이유로 꿈을 접은 선수들에게 다시 도전할 기회를 주려고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선수 모집 공고에 지원자가 2311명이나 몰릴 만큼 큰 관심을 끌었다. 이 코치는 "프로그램의 취지가 좋아 망설임 없이 감독직을 수락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축구인들이 먼저 해야 할 일을 놓쳤다는 아쉬움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가 청춘FC 선수들을 지도하는 태도는 냉정하다. "방송 덕에 관심을 받고 이름을 알리면 선수들이 초심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래서 훈련이나 경기에 대한 밑그림을 제공할 뿐 사적으로 특별한 조언을 하지 않는다. 그는 "말주변이 좋은 편도 아니고,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를 지키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공동 감독을 맡은 안정환(39) 축구해설위원이 대외적인 소통 창구라고 선을 그었다.


이을용 코치가 선수로서 걸어온 길은 청춘FC에 모인 선수들에게 본보기가 되기 충분하다. 선수생활에 회의를 느껴 대학교(울산대)에서 도망쳤고, 막노동과 나이트클럽 등을 전전했다. 1995년 실업팀 한국철도에서 선수로서 명맥을 잇고 프로팀을 거쳐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주역으로 인생역전한 생애사는 그를 바라보는 선수들에게 용기를 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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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치는 "나도 나를 눈여겨 본 지도자(이현창 전 한국철도 감독)의 관심 덕분에 다시 기회를 잡았다. 가능성이 있지만 기회와 운이 따르지 않았던 선수들을 한두 명이라도 재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청춘FC를 함께하는 목적"이라고 했다.


청춘과의 동행은 이 코치에게도 배움의 시간이다. 2011년 강원FC에서 은퇴하고 스카우트와 코치를 하면서 프로팀의 훈련 방식대로 선수들을 대하는 데 익숙했으나 대학 코치를 맡으면서 인식이 바뀌었다. "대학팀에서는 모든 선수에게 출전 기회를 주고 스스로 실력을 깨우치도록 돕는다. 그래야 불만이 없고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할 수 있다. 실력이 아닌 다른 이유로 도전할 기회조차 잃게 해서는 안 된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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