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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첫 조립식 행복주택, 강남구·주민 반대로 '브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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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서울시가 강남구 수서역 주변에 지으려는 모듈러형(조립식) 행복주택 계획이 강남구의 반대로 보류됐다. 박근혜정부의 대표 서민주거 정책인 행복주택이 가장 부자동네에서 파행을 빚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10일 본회의에서 서울시장이 제출한 '제3차 수시분 공유재산 관리 계획안' 중 행복주택 건립 예정지인 강남구 수서동 727번지 토지(3070㎡)를 SH공사에 현물출자하는 내용을 삭제해 가결했다.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부지 매각안은 원안대로 통과돼 이르면 이달 말 매각 공고를 낸다.
수서동 땅은 현재 공영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는데 서울시는 SH공사에 출자해 신혼부부와 대학생을 위한 임대주택 44가구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강남구의 지속적인 반대 입장에 시의회가 일단 보류결정을 내린 것이다. 강남구는 인근 지역에 임대주택이 몰려있고 주민들이 반대한다는 등 이유로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강남구는 수서역사 확장 계획을 감안했을 때 향후 주차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도 하고 있다. 행복주택을 짓지 말고 계속 주차장 용도로 쓰라는 얘기다.

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심사보고서를 보면 '임대주택 건설 필요성, 해당 지역의 주택 수요 및 인구 특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 등을 통한 적격지 선정, 공청회나 주민설명회 등 충분한 의견 수렴 및 자치구와의 갈등 해소 방안 마련 등 종합적 검토'를 주문했다.
위원회는 또 “주택난 해소를 위해 임대주택을 건립하는 취지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으나 해당 지역의 KTX 역사 입지 및 도시개발 사업 등 다양한 개발이 추진 중인 바 ‘수서·문정 일대 종합관리방안’ 결과를 반영해 해당 부지에 대한 최적 활용 방안을 고려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업의 신속한 시행과 가시적 성과 제시도 중요하나 해당 자치구 및 지역 주민의 다양한 의견 수렴도 필요할 것이며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을 줄이고 합의를 통한 사업 추진 필요성에 대해서도 살펴볼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지난 3월 '서울시장에게 보내는 호소문'에서 "수서동 등 인근 지역에 임대주택이 1만6218가구가 있고 향후 KTX 수서역세권 지역 2800여가구, 구룡마을 1250가구 등 5300여가구의 임대주택 추가 공급이 예정돼 있다"며 "강남구에 2만1000여가구의 임대주택이 입지하게 되는데 또 수서동 727번지 임대주택 건립을 계획하고 주민이 반대하는데도 계속 강행하려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 행복주택은 골조 등을 공장에서 제작, 조립하는 모듈러형 행복주택 1호로 선정되며 주목받기도 했다. 건설 기간이 짧아 전세난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모듈러 주택은 공사기간을 5분의1가량으로 단축할 수 있다. 서울시는 5층과 7층짜리 두 동을 지어 행복주택으로 공급하되 2층까지는 계속 주차장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당초 내년 상반기 입주를 계획했으나 시의회의 보류결정에 따라 언제 첫 삽을 뜰 지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시는 오는 9월 시의회에 재심의를 요청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 곳이 교통 여건상 행복주택의 적지이며 상징성이 커서 무산될 경우 앞으로 강남권 임대주택 건립 사업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차장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1층과 2층은 주차장 용도로 쓰기 때문에 현재 80여개 면이 그대로 유지된다"면서 "서울시내에서 임대주택을 반기는 곳이 얼마나 되겠느냐. 주민들이 반대한다고 해서 짓지 못한다면 앞으로 임대주택 공급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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