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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가뭄 124년 주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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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에 어찌 올해와 같은 한재(旱災)가 있었겠는가. 각도(各道)에 가뭄과 비의 정도가 같지 않은데 비가 내려 어느 정도 수확을 기대할 만한 곳이 간혹 있지만 애당초 이앙(移秧)하지 못한 데가 많아서 들판이 황무지로 되었고 경색(景色)이 스산하여 어디라 할 것 없이 흉년이 들 것이 이미 명백하여졌다. 아직 가을도 되기 전인데 백성들이 굶주림을 당할 걱정을 하고 떠돌며 먹을 것을 바라는 참상은 듣기에 더없이 참혹하다."

1901년 9월29일(양력) 고종이 가뭄 피해를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라는 조령을 내리면서 한 말이다.(조선왕조실록 sillok.history.go.kr)
변희룡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1901년에 한반도의 가뭄이 극심했다며 조선왕조실록의 통계를 인용한다. 변 교수는 "그해 서울의 연간 강수량이 1척8촌5분(370㎜)에 불과했다"고 전한다. 이는 지난 30년간 연평균 강수량 1385㎜의 27% 수준이다.

변 교수는 1901년 가뭄이 역사 속의 기록에 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반도 가뭄의 긴 주기가 124년이고 따라서 1901년에서 124년이 지난 2025년 가뭄이 최고조에 달하고 그 시작은 2012년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앙SUNDAY.2012.6.24)

이 예측이 적중하는 것일까. 지난해 시작된 가뭄이 올해 들어 더욱 심해졌다. 16일 기상청에 따르면 누적 올해 들어 지난 14일까지 서울ㆍ경기ㆍ강원도의 강수량은 평년 같은 기간의 절반에 그쳤다.
기상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를 최근 가뭄의 가장 큰 원인으로 든다. 지구온난화에 따라 가뭄이 들었을 때 그 정도가 심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건조하고 고온인 상태에서 비가 오지 않으면 수증기가 더 빨리 증발해 가물어진다는 것이다.

최근 가뭄의 주요 원인이 지구온난화라는 설명은 124년 주기설과 상충하는 대목이다. 1901년은 지구온난화가 진행되기 전이었다. 당시 가뭄을 일으킨 요인은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가 아니었다. 변수가 달라진 상황에서는 설령 과거 주기가 있었더라도 맞지 않게 된다.

가뭄 주기설이 맞건 틀리건,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뭄에 대비해야 한다는 과제에는 이론이 없다. 전문가들은 수자원을 전국적으로 활용하게끔 기반시설을 갖춰야 한다고 제안한다. 상대적으로 물이 많은 지역의 물을 가뭄이 극심한 곳에서 끌어다 쓸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또 물을 재활용하는 시스템도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백우진 디지털뉴스룸 선임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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