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그린북 발간..5달째 "긍정적 조짐"
기획재정부는 12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고용 증가세가 다소 둔화하고 저유가로 물가 상승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으나, 생산ㆍ소비ㆍ건설투자 등 실물지표가 월별 등락을 보이는 가운데 전반적으로 완만한 개선흐름을 보이며 지난해 4분기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특히 엔화 약세와 세계경제 회복세 지연 등 대외 불확실성에도 저유가와 주택 등 자산시장 회복이 점차 소비ㆍ투자 심리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경기회복의 긍정적인 신호가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국민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경기는 정부가 바라보는 시각과 거리가 있다. 우선 지난달 수출액(통관기준)이 462억1800만 달러로 작년 4월보다 8.1% 떨어지는 등 올 들어 수출액이 4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 감소폭은 1월 -0.9%, 2월 -3.3%, 3월 -4.3%로 점점 커지고 있다. 소비 부진에 따른 내수 둔화로 경기 회복세도 올 1분기(1∼3월)부터 예상보다 더딘 흐름이다.
결국 올해 경제성장률이 작년(3.3%)보다는 나을 것으로 봤던 경제 연구기관들이 성장률 전망치를 끌어내리는 작업에 들어갔다. 이대로라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5년째 경기 회복의 심리적 기준선인 4%대에 못 미치게 된다.
이어 "정부는 낙관적인 진단이나 소비자심리지수(CCSI) 등 심리지수를 들이밀며 시장에 안심하라는 메시지를 보내지만, 이는 대안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정부의 신뢰도만 떨어뜨린다"고 꼬집었다. 가계, 기업 등 경제주체가 소비나 투자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추가경정예산 편성, 기준금리 추가인하 등 실질적인 조치가 수반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편 그린북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6%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5% 늘었다. 3월 소매판매는 의복 등 준내구재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의 판매가 감소하면서 전달보다 0.6% 줄었다. 4월에는 승용차 및 차량연료 판매가 늘고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도 큰 폭으로 증가해 소매판매가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고 기재부는 관측했다.
부동산 시장과 관련, 김병환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호조세가 얼마나 이어질 지는 잘 모르겠지만 거래량 증가가 산업 전반에 심리적으로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승 곡선을 그리다 가격 조정 압력을 받는 중인 주식시장에 대해선 "실물 경기가 뒷받침돼야 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3월 광공업생산은 전자부품(-7.7%), 1차금속(-4.3%) 등을 중심으로 전달보다 0.4% 줄었다. 4월 광공업생산은 IT 신제품 출시 효과 등으로 개선세를 보일 전망이나, 석유화학업계에서 정기보수에 들어가는 등 제약요인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월 소비자물가는 저유가와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 등의 공급 측 요인으로 전년 동월 대비 0.4%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근원물가가 1월 이후 4개월째 2%대 상승세를 지속하는 점에 기재부는 주목했다.
4월에 무역수지 흑자 행진은 지속됐으나, 수출(전년 동월 대비 8.1% 감소)보다 수입 감소폭(-17.8%)이 더 컸다. 올 1분기 설비투자는 전기와 비슷했으나 건설투자는 전기 대비 7.5% 증가했다.
4월 주택 매매가격은 전달보다 0.4% 상승했고, 전세가격은 0.6% 올랐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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