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현대·롯데·NS홈쇼핑 재승인 확정
현대와 NS는 5년, 롯데는 5년에서 3년으로 재승인기간 단축
한숨 돌린 롯데 "투명경영하겠다"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미래창조과학부가 30일 현대ㆍ롯데ㆍNS홈쇼핑에 대해 조건부 재승인을 하기로 하면서 당초 우려됐던 홈쇼핑 퇴출은 무사히 지나갔다. 관련 홈쇼핑사 직원들의 피해는 물론 납품업체들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 미래부가 갑질 논란을 일으킨 홈쇼핑사에 다시 한번 기회를 줬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 동안 정부는 홈쇼핑업계의 갑질 행각을 근절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왔다. 이미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가 납품업자를 상대로 갑질을 한 홈쇼핑 6개사에 대해 처음으로 대대적인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사업자 지위를 잃는 홈쇼핑이 개국 20년만에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 것이 사실이다.


최대 고비는 넘겼지만 앞으로 갈길은 가시밭길이다. 오는 7월 제7홈쇼핑 개국과 티(T)커머스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어서다.

◆우려했던 '아웃'은 없어=이날 미래부는 심사위원회 심사결과 롯데, 현대, NS홈쇼핑에 대해 방송의 공적 책임 강화, 불공정 거래관행 개선을 위한 사항 등을 조건으로핑으로 롯데홈쇼핑은 3년, 현대와 NS홈쇼핑은 5년간 재승인 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롯데홈쇼핑은 5월28일부터 2018년 5월27일, 현대홈쇼핑은 5월28일부터 2020년 5월27일, NS홈쇼핑은 6월4일부터 2020년 6월3일까지 영업이 가능하게 된다.


이번 심사 결과, 현대홈쇼핑은 1000점 만점에 746.81점, 롯데홈쇼핑은 672.12점, NS홈쇼핑은 718.96점을 획득했다. 과락적용항목에서 승인최저점수 이상을 획득해 재승인 조건을 충족했다.


미래부는 심사를 위해 방송ㆍ경영ㆍ법률ㆍ회계ㆍ소비자 등 관련 분야 외부 전문가로 TV홈쇼핑 재승인 심사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이번 심사 결과는 심사위원회의 평가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심사위는 롯데홈쇼핑의 경우 임직원 비리 및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공정위의 제재 등을 고려해 9개 심사항목을 심사한 결과 재승인 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했다고 미래부는 밝혔다.


아울러 미래부는 심사위원회가 제안한 납품업체에게 불리하거나 부당한 정액제 및 혼합형 수수료 금지조항 등의 재승인 조건의 실효성 있는 준수를 확보하기 위하여, 재승인 조건의 불이행 또는 불성실한 이행 시 시정명령을 거쳐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해 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정지하거나, 재승인 기간을 단축하거나 재승인을 취소할 수 있는 조건을 재승인 조건으로 부과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래부는 심사위가 제출한 재승인 조건을 토대로 재승인 조건을 부과해 재승인장을 부과할 예정이다.


◆소리만 요란했던 미래부=그 동안 시장에서는 퇴출 홈쇼핑이 나올 것이라는 시각이 분분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리 근절과 미래부 심사에 앞서 터진 공정위의 사상 첫 과징금 부과, 엄격한 심사 기준 변화 등이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지난 29일 공정위는 6개 TV홈쇼핑 사업자들의 서면 미교부, 구두발주, 부당한 경영정보 요구, 판촉비 부당전가, 부당한 정액제 강요 등의 불공정행위에 대해 대규모 유통업법을 적용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43억6800만원을 부과했다. 정부가 홈쇼핑 사업자들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정위 등에 '대기업들의 횡포를 적극 막아달라'고 지시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미래부도 공정위의 제재 내용을 토대로 재승인을 결정하기로 계획을 세웠지만 후폭풍을 우려해 조건부 승인으로 낮춰 제재한 것으로 보인다.


심사기준이 엄격해진 것도 업계로서는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래부는 이번 심사부터 방송의 공적 책임과 경영계획의 적정성 등 두 가지 항목의 배점을 30~50% 높이고, 처음으로 '과락제'를 도입했다. 1000점 만점에 재승인 합격 기준인 650점을 넘더라도 이 두항목 점수가 50% 미만이면 탈락한다. 또 승인 유효기간을 기존 5년에서 최대 2년까지 단축해 3년으로 줄일 수 있도록 관련법을 변경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정부가 3사 모두 재승인하기로 하면서 우려했던 후폭풍은 피하게 됐다. 특히 퇴출 여부가 주목됐던 롯데홈쇼핑은 재승인 기간이 기존 5년에서 3년으로 단축됐지만 크게 안심하는 모습이다.


롯데홈쇼핑은 재승인 관련 공식 입장자료를 통해 "지난 해 이후 지속적인 투명ㆍ청렴경영 활동을 통해 이미 잘못된 과거와 결별해 왔다"며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겠다"고 밝혔다.


또 고객 눈높이에 있는 서비스 제공, 고객과 중소기업, 홈쇼핑 모두가 다 함께 잘되는 상생모델 구축, 시장의 신뢰에 기반한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 나감으로써 진정성 있는 홈쇼핑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고비 넘겼지만…대대적인 지각변동 예고=홈쇼핑 시장은 그동안 장기불황에도 꾸준히 성장하며 시장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소비침체와 유통채널 다변화로 실적 악화라는 쓴맛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다행히 퇴출 홈쇼핑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향후 영업에 상당한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갑질 논란이라는 부정적 인식과 함께 오는 7월 제7홈쇼핑 개국과 유사 홈쇼핑인 티커머스 출현 등 치열한 경쟁과 함께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제 7홈쇼핑은 오는 7월1일 개국한다. 미래부는 지난 15일 공영티브이(TV)홈쇼핑 방송채널사용사업 승인 대상 법인인 '공영홈쇼핑'에 승인장을 교부했다. 공영홈쇼핑은 중소기업유통센터와 농협경제지주,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가 공동 출자했다.


최근에는 기업들의 티커머스 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티커머스란 텔레비전과 상거래(commerce)의 합성어로 TV홈쇼핑과 온라인몰이 결합된 형태의 쇼핑 채널이다. 현재 국내 TV홈쇼핑 사업자를 포함해 총 10곳이 티커머스 사업 승인을 받았으며 화성산업, KTH, 아이디지털홈쇼핑, SK브로드밴드 등 5개 사업자가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신세계그룹 또한 T커머스 사업자인 드림커머스의 유상 증자에 참여해 티커머스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즉, 이미 레드오션으로 변질된 TV홈쇼핑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기존만 해도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등 이전투구하고 있는데 7홈쇼핑과 티커머스까지 등장해 대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TV호쇼핑 시장은 이제 포화라고 하는 증거들이 나오고 있"다며 "결국 해외시장에 박차를 가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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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업계는 최근 가짜 백수오 논란에서 불거졌듯, 지나치게 진입장벽을 낮추고 중소기업의 판로를 강제적으로 넓히는 것에 대해서는 깊이 고민해봐야할 것이란 자정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백수오 제품은 공영홈쇼핑으로 출발한 홈앤쇼핑이 중소기업제품을 스타화시킨 첫 상품"이라며 "중소기업 제품을 무조건 많이 팔고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보다 소비자를 먼저 생각해서 제품을 선택하고 판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나치게 홈쇼핑을 허가해주는 정부나 주판알 튕기는 업계나 가장 중요한 소비자를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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