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LG 내야 지배한 '꾀돌이선배', 후배와 완벽합체
프로야구 LG 유지현 코치, 4년간 자신과 '닮은꼴' 오지환 지도
"자질 있었지만 기본기 부족했던 선수, 이제 경쟁력 갖췄지만 더 클 것"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올 시즌 프로야구 LG 타선에서 오지환(25)의 존재감은 뚜렷하다. 팀이 한 스무 경기에 모두 나가 타율 0.316(76타수 24안타) 1홈런 7타점 15득점 출루율 0.435를 기록했다. 득점 부문에서는 정훈(27), 황재균(27ㆍ이상 롯데)과 함께 공동 6위, 출루율은 11위다. 수비가 안정되면서 타석에서도 맹활약하고 있다. 올 시즌 스무 경기에서 실책은 세 개(경기당 0.15개)만 했다. 그는 "수비가 잘 되고 자신감이 생기니 공격에 집중할 수 있다"고 했다.
오지환은 23일에도 붙박이 1번 타자로서 제 몫을 했다. 두 번은 치고, 두 번은 걸어서 출루했다. 누상에서는 부지런히 달리며 득점도 두 차례나 올렸다. 한화(23일 잠실구장)를 상대로 3타수 2안타 2득점 2볼넷을 기록해 팀의 5-2 승리에 기여했다. 경기 뒤에는 "많이 뛰는 야구를 하려고 준비했다. 출루와 공격적인 주루로 팀 득점에 도움이 되려 했는데 맞아 떨어졌다"고 했다.
오지환은 LG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유지현 수비코치(43)의 작품이다. 현역 시절(1994~2004년) 유 코치도 지금의 오지환처럼 주로 1번 타자겸 유격수로 뛰었다. 통산 성적은 1108경기 타율 0.280 64홈런 379타점 719득점 196도루다. 특히 데뷔 시즌이던 1994년에는 126경기에서 타율 0.305 15홈런 51타점 109득점 51도루로 신인왕에 올랐다. LG에서만 뛰었다. 오지환도 2009년 데뷔 이후 LG에서만 일곱 시즌을 뛰고 있다.
유 코치는 2012년부터 4년째 오지환을 지도하고 있다. 유 코치에게 2012년 당시 오지환은 '자질은 뛰어나지만 기본기가 부족한 선수'였다. 그래서 포구와 송구 등 기본기를 다지는 훈련부터 지도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현재 유 코치는 "이제 한국 프로야구에서 유격수로서의 경쟁력은 갖췄다"고 오지환을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오지환은 아직 완성된 선수가 아니다. 여전히 성장이 진행 중인 선수"라고 했다.
유 코치가 생각하는 유격수는 포수 다음으로 체력 부담이 큰 자리다. 그렇다고 1번 타자라는 중책에서 자유로울 수도 없다. 현역 시절 타석에서는 중심타선 앞에 타점 기회를 만들어주는 데 가장 중점을 뒀다. 유 코치는 "1번 타자라면 출루율이 좋아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오지환이) 잘해주고 있다"며 "오지환은 유격수와 1번 타자를 동시에 잘할 수 있는 좋은 신체조건을 가졌다. 수비도 이제는 세부적으로 완성도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오지환도 방망이를 잡았을 때는 어떻게든 살아나가려고 한다. 올 시즌 타석에서는 '급하게 하지 말자'는 주문을 자주 되뇐다. 지난해에는 의욕이 앞서 허무한 스윙과 삼진이 많았다. 최근 오지환은 "침착하게 공을 보고 좋은 공만 치려고 노력하고 있다. 시즌 초반이지만 잘 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올 시즌 타석당 투구는 4.40개로, 지난해(4.07개)보다 0.33개 늘었다.
오지환은 24일부터 마산구장에서 NC와 주말 3연전을 한다. NC와는 올 시즌 첫 맞대결이다. 지난 시즌 NC를 상대로는 열네 경기에서 타율 0.280(50타수 14안타) 홈런 없이 4타점 6득점을, 마산구장에서는 여섯 경기 타율 0.217(23타수 5안타) 홈런, 타점 없이 4득점을 기록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