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럽 기업 인수 규모 19조9220억원
캄핀의 주주는 마르코 트론체티 프로베라 피렐리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러시아 석유기업 로스네프트, 이탈리아 은행 우니크레디트와 인테사 상파울로 등이다.
중국 기업들은 2011년 정부의 5개년 계획에 따라 첨단기술, 고부가 가치 해외 브랜드를 집중 매입해왔다. 최근에는 해외 원자재 기업들을 집중 공략해왔다. 요즘은 해외 기업 인수에 민간 자본 유입이 활발하다. 지난해 중국의 전체 해외 기업 인수 가운데 민간 자본이 41%를 차지했다.
유럽 기업이 주목 받는 것은 민영화, 자금난, 유로화 약세로 많이 싸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럽은 외국 기업들에 개방적이다.
중국은 영국의 상수도 공급 및 하수 처리 업체인 테임스 워터와 히드로 공항 지분을 갖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툴루즈 공항, 자동차 메이커 푸조시트로앵, 리조트 운영회사 클럽 메드에 투자했다. 그리스에서는 피레아스 공항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스웨덴 소재 자동차 제조업체 볼보도 중국 소유다.
중국 기업은 스위스에서 스포츠 중계권 소유업체인 인프론트를, 이탈리아에서 피렐리 외에 요트 건조 업체 페레티, 올리브유(油) 제조업체 살로브 그룹, 발전설비 제조업체 안살도 에네르기아, 패션업체 페라가모를 인수했다.
문제는 중국 기업인들이 중앙의 의사결정 방식에 익숙해 있다는 점이다. 그 결과 외국 현지 임원들과 손발이 맞지 않아 인수한 기업을 곤경에 빠뜨리곤 한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기업인들이 해외 현지 임원들에게 재량권을 부여하고 인수한 업체가 거대한 중국 시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상황은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조언한 바 있다.
중국의 해외 기업 인수가 해당 업체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놓은 경우도 적지 않다. 2010년 중국의 지리(吉利)자동차가 볼보를 인수하자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콧방귀 뀌었다. 그러나 지난해 자동차 판매가 46만5900대를 기록할 정도로 볼보는 회생에 성공했다.
중국의 건설장비 제조업체 중롄중커(中聯重科)로 넘어간 이탈리아의 레미콘 차량 제조업체 시파는 그 덕에 아시아 건설시장까지 진출해 살아날 수 있었다. 중국의 둥펑(東風)자동차와 손잡은 푸조는 이윽고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현재 푸조는 프랑스보다 중국에서 더 많은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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