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뷰] 美 이란 핵 협상 '올인'‥북핵은?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협상 테이블에 직접 뛰어들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과 시사대담 프로그램인 '선데이 모닝'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란과 검증 가능한 핵협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협상장을 박차고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협상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의지가 중요한 국면에 이르렀다"며 이란의 결단을 요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예 "이란이 속이더라도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시간(브레이크아웃 타임)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했다.
지난 2일 스위스 몽트뢰에서 열렸던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은 '브레이크아웃 타임(핵무기를 제조하기로 결정한 순간부터 핵물질을 확보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 등을 두고 입장을 좁히지 못해 결렬됐다. 양측은 오는 1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의 최종 담판을 앞두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겨냥해 직접 강한 압박에 나선 셈이다.
지난 1년여 동안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과의 핵협상을 외교 정책 최우선 순위에 두고 공을 들여왔다. 오바마 대통령 재임기간 핵무기 개발로 위협이 됐던 대상은 이란과 북한이었다. 여기서 오바마 대통령은 동시해결, 즉 '투 트랙' 협상을 선택하지 않았다. 이란과의 협상에 우선 전력투구하는 '올인' 전략을 선택했다.
반면 북한과의 대화나 핵협상은 '전략적 인내' 기조로 일관해왔다. 특히 2102년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로 북ㆍ미 간 2ㆍ29합의가 파기된 이후 "북한이 먼저 비핵화를 위한 행동을 하지 않는 한 먼저 협상에 나서지 않는다"는 가이드 라인은 지금까지 그대로 지켜졌다. 오히려 이후 북한 인권 문제와 소니 영화사 해킹 사건으로 불신의 골이 더 깊어진 상태다.
그런 만큼 이란과의 핵협상 성패는 오바마 외교의 선택과 집중의 성적표로 평가될 전망이다. 미 정부가 보이는 정성과 적극성을 감안하면 이란과의 핵협상이 어떤 형태로든 타결될 가능성은 높아졌다는 관측이 많다.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백악관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 의회 연설을 강행하며 '협상 저지'를 외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란과의 핵협상이 성과를 거둘 경우 북핵 문제가 다시 급부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오바마 외교라인들도 그동안 난제로 꼽혔던 쿠바 수교와 이란 핵협상에 한숨을 돌리면 북핵 문제에도 눈을 돌릴 여유가 생긴다.
마침 미 언론과 워싱턴 외교가에선 북핵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8일 '북한의 핵 야욕'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 연구원이 지난달 북한이 2020년까지 100개의 핵무기를 보유할 것이라고 밝힌 보고서가 "오바마 행정부에 충격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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