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실적 부진, 세수부족 심화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실적 부진으로 국내 30대 그룹이 올해 낼 2014회계년도 법인세 비용이 작년보다 15% 이상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견ㆍ중소기업으로 대상을 넓힐 경우 법인세 감소에 따른 세수 부족 문제는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기업과 금융회사를 제외한 국내 주요 30대 기업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2014회계연도 법인세 비용은 15조2577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3회계연도 18조430억원보다 15.4%, 2조7855억원 감소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법인세 비용은 4조4806억원으로 전년보다 43.2%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감소 예상액이 3조4089억원으로 30대 기업 가운데 가장 컸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2조7032억원에서 2조3018억원으로 14.8%, 기아차는 1조115억원에서 8227억원으로 18.7% 각각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SK이노베이션(-86.2%), 삼성중공업(-77.3%), 효성(-64.2%) 등도 낙폭이 클 것으로 집계됐다. S-Oil, KT, 두산중공업 등의 경우 세전이익 적자전환 등으로 법인세가 아예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국내 주요 기업들은 성장성과 수익성을 모두 놓치는 모습을 보였다. 30대 기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전년대비 18.5%, 18.6% 감소한 65조5909억원과 49조4537억원에 그쳤고, 매출도 1092조6112억원으로 전년대비 1% 감소했다. 수익성 악화에 세전이익도 줄어 2013년 78조6081억원에서 지난해 64조791억원으로 18.5% 감소했다.

중견ㆍ중소기업으로 대상을 넓힐 경우 경기 둔화 충격이 더 크게 드러날 우려도 제기된다.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연결 누적 매출액은 0.08%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영업이익은 9.8% 큰폭 줄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경기 부양 등을 위한 추가 기준금리 인하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성장 경로가 기존 전망 대비 후퇴했다는 점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 기준금리 인하 등을 경제 정책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