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가치와 충돌 논란…"결사의 자유 침해, 정부 비판·권력감시 기능 무력화 우려"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법무부가 신년 업무보고에서 헌법가치 수호를 국가혁신 대전제로 설정하고 반국가단체·이적단체 해산 법제화를 공언했지만, 헌법가치와 충돌하는 방안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법무부가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이후 '공안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취지와도 역행한다는 점에서 거센 논란이 예상된다.

법무부가 반국가단체·이적단체 해산 등 제재방안을 공론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공안 검사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했던 사안으로 보수단체들도 강력히 요구해왔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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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법무부 장관도 관련 법 마련에 적극적이다. 황 장관은 이미 지난해 2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90여개 단체가 반국가단체나 이적단체로 판결을 받았고, 지금도 10여개 정도가 활동하고 있다"면서 이적단체 해산 법률 마련을 위한 입법지원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현행 국가보안법에는 이적단체 활동을 한 개인에 대한 처벌 조항은 있지만, 단체에 대한 제재 법규는 마련돼 있지 않다. 이와 관련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 등 국회의원 12명이 발의한 국보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 법안에는 이적단체 해산명령은 물론이고 단체를 탈퇴하지 않은 사람에게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단체 이름으로 집회를 하거나 유인물·출판물·영상물을 배포할 경우 형사 처벌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대법원에서 이적단체로 분류한 곳은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등이 대표적이다. 법안에 따르면 이들 단체 활동 과정에서 실정법을 어긴 이들은 물론 이들 단체를 탈퇴하지 않은 일반 회원들도 처벌받을 수 있다.


이적단체 해산 및 제재 방안 법제화는 악용될 가능성이 있고 헌법가치와도 충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을 빚고 있다.


특정 단체의 이적단체 판단은 대법관들의 의견이 엇갈릴 정도로 판단이 쉽지 않다. 실천연대를 이적단체로 볼 것인지를 놓고도 대법관들이 치열한 논쟁을 벌인 바 있다.


헌법학자들은 이적단체 해산 법제화 추진이 헌법에 보장된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고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부에 비판적인 단체를 '이적단체'로 몰아갈 경우 정부비판과 권력감시 기능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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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공안 드라이브를 건 배경은 통진당 해산 결정에 따른 자신감이라는 분석이 다. 그러나 헌재 결정문 취지와 역행하는 모습이라는 비판도 있다. 실제로 헌재는 정당해산 결정문에서 "해산이 또 다른 소모적 이념 논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경계한다"면서 "사회적 낙인과 이념 공세는 있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헌법학자인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많은 학자가 통진당 해산 결정 이후 표현의 자유 위축을 우려했는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법무부가 발표한 이적단체 해산 법제화 등은 헌법이 보장한 결사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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