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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부모 모니터링단 아동학대 ‘적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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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8922곳·인천시 1707곳 점검… 급식·위생 등 보육시설 개선에만 머물러 기능 확대 필요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자치단체들이 어린이집 ‘부모 모니터링단’ 운영을 통해 지역 내 50~70%에 달하는 어린이집을 점검하고 있으나 급식·위생 분야 등에 한정돼 정작 가장 중요한 아동학대 의심 사례는 전혀 적발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새로운 대책을 내놓기 전에 이미 마련돼 있는 부모 모니터링단의 기능부터 내실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각 시도에 따르면 지자체마다 어린이집 부모와 보육·보건 전문가, 컨설턴트 등으로 부모 모니터링단을 구성, 2인1조가 돼 급식과 위생, 건강, 안전관리 등 4개 분야에 대한 모니터링과 컨설팅을 해오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해 부모 145명 등 총 318명이 도내 전체 어린이집의 70%에 달하는 8922곳을 점검했으며 올해는 이보다 2% 늘어난 9550곳으로 점검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도는 지난해 보건복지부 평가에서 어린이집을 가장 잘 모니터링해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인천시도 지난해 73명의 부모 모니터링단을 통해 전체 어린이집 2221곳 중 77%에 달하는 1707곳을 현장 방문했다. 전년도 1005곳에서 모니터링 대상을 확대해 시설 운영개선에 도움을 줬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하지만 부모 모니터링단 운영은 쾌적한 보육환경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최근 드러나고 있는 아동학대 실상에 대해선 모니터링이 거의 안 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평가 역시 전체 어린이집 대비 모니터링 횟수, 참여부모 및 전문가 수, 교육 및 간담회 실적 등 수치에 치우쳐 있다.

보육 전문가들은 어린이집 원장들이 관(官)보다는 부모들의 눈치를 더 본다는 점에서 부모 모니터링단이 아동학대 분야까지 점검기능을 확대해 어린이집의 비정상적 운영 행태를 감시·견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신진영 공보육강화를위한 인천보육포럼 간사는 “사전에 어린이집에 연락하고 모니터링단이 방문한다거나 점검 분야가 4개로 제한된 것은 문제가 있다”며 “보육시설 내에서 폭행이나 아동학대가 이뤄지고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피해 부모들로부터 제보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그동안 모니터링 활동이 부실했다는 점에 공감하고 ‘내 아이는 내가 지킨다’는 생각에서 실질적으로 부모들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20일 아동학대 규탄 집회에 참가한 A(35·여)씨는 “부모 모니터링단이 있다는 것을 모르거나 무슨 역할을 하는지 관심이 없었던 부모들이 더 많을 것”이라며 “지자체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있는 제도라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부모 모니터링단에 대해 관심을 갖고 감시역할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선 학교처럼 어린이집 역시 부모와 지역사회가 참여해 운영위원회를 상설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금도 운영위는 구성돼 있지만 1년에 1~2차례 회의를 개최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신규철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사무처장은 “어린이집 운영을 거의 전적으로 원장 한 명에게 맡길 게 아니라 부모들과 지역시민사회가 참여해 공개적이고 투명한 운영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어린이집 운영위원회 활성화와 강화 방안이 마련돼야 하며 나아가 민관협력기구를 구성해 아동학대 예방에 대한 상시적인 평가시스템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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