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전쟁' 2라운드 시작되나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악어 모양 상표를 둘러싼 싱가포르 크로커다일사와 프랑스 라코스테사 간 법적 분쟁이 4년만에 재점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1년 법원 판결로 크로커다일의 국내 상표 등록이 취소됐지만, 최근 같은 상표권을 다시 출원 하면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크로커다일은 지난해 초록색 악어 모양과 영문자 '크로커다일(Crocodile)'로 구성된 상표권을 국내에 출원, 등록을 기다리고 있다. 2008년 라코스테 측이 상표등록 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2011년 법원이 라코스테의 손을 들어주면서 해당 상표권이 소멸된 지 3년여 만이다.
크로커다일을 국내에 도입, 판매하는 패션그룹 형지 관계자는 "싱가포르 본사에서 한국에 해당 상표를 출원한 것"이라면서 "현재는 상표권 사용에 있어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당시 재판부는 크로커다일 상표의 국내 사용권자인 형지가 사용한 상표가 라코스테 상표와 '악어'라는 호칭과 관념이 동일한 점, 두 상표 모두 동일하게 티셔츠의 왼쪽 가슴에 부착된 점, 국내 일반 수요자에게 이미 라코스테 상표가 알려져 있었던 점 등을 이유로 소비자들에게 혼동을 줄 우려가 있다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국내 진출 시기를 기준으로 라코스테(1985년)가 크로커다일(1996년)보다 크게 앞섰던 영향이 컸다.
최근 크로커다일이 국내에 상표권을 재출원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제는 크로커다일 브랜드의 국내 인지도가 높아져 혼동의 우려가 매우 낮다는 것. 판결 당시에도 법원은 '두 상표의 로고 모양 자체가 동일하다'는 라코스테 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악어 상표권의 사용 여부에 있어 관건은 '모양' 자체가 아니라 각각의 '인지도'에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크로커다일의 상표권 등록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변리사는 "과거 상표권이 취소된 이유는 크로커다일의 인지도와 인기가 지금에 미치지 못했고, 한눈에 봤을 때 소비자들이 혼동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라면서 "물론 판단은 심사관의 몫이지만 현재는 크로커다일 브랜드가 국내에서 충분히 유명해졌고 구분이 가능해 등록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상표법(6조2항)에서도 '상표등록출원 전에 상표를 사용한 결과 수요자간에 그 상표가 누구의 업무에 관련된 상품을 표시하는 것인가 현저하게 인식되어 있는 것은 그 상표를 사용한 상품을 지정상품으로 하여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5월엔 팔고 떠나라?…"축제 끝났나" 역대급 불장 ...
그러나 법적 분쟁의 소지는 여전히 남아있다. 크로커다일 측이 최근 '악어' 캐릭터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형지는 현재 새로운 악어 디자인을 공모중이다. 당선되는 캐릭터를 매장 디스플레이나 상품 디자인, 쇼핑백 및 포스터 디자인에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악어'를 전면에 내세워 마케팅을 강화하겠다는 얘기다.
라코스테 측은 이와 관련, "법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답변은 현재 어렵다"면서 "현재 법무팀이 해당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고 답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