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심리치유 전문가 최광현 교수의 신작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가족'이라고 하면 따뜻함, 안정, 화목, 사랑 등 긍정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기억을 돌이켜보면 가족 구성원들로부터 받은 상처 하나씩은 누구나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오죽하면 일본의 영화감독 기타노 다케시는 "가족이란 남들이 보지 않으면 내다 버리고 싶은 존재"라고까지 말할 정도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 가장 아프게 한다는 말'은 '가족'의 이중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표현이다. 신간 '가족의 발견'은 '더 이상 가족에게 상처받지 않고 나와 가족을 보듬을 수 있는 해법'을 명쾌하게 제시해준다.
가족심리치유 전문가인 저자 최광현 교수의 상담실을 찾는 이들은 어디 하나 모난 사람들이 아니다. "성격이 삐뚤어지고 지나치게 이기적인 사람들과는 거리가 멀며", 오히려 "다른 사람들보다 섬세하고 상냥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들은 부모의 지나친 지배와 권위에 억눌려 그동안의 세월을 '자기 자신없이 살아온'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콤플렉스가 가족 내에서의 모든 갈등도 참고 견디게 만들었다. 이들은 그동안 너무 많이 참아왔기 때문에 무너진 것이다.
한 여성은 남편에게 이유없이 자꾸 화를 내게 되는데, 본인이 생각하기에도 심하다 싶을 정도였다. 별것도 아닌 일에 불같이 화를 내고, 남편이 꼬리를 내리고 눈치를 보면 마음이 편해지고 불안감이 가라앉는다고 했다. 이 여성에게는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 그녀의 아버지는 어린 시절 가족들을 폭행했다. 퇴근하고 돌아왔을 때 가족들이 자신을 보고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을 보면서 편안함을 느꼈다.
결국 그녀는 가족을 학대했던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분노와 공포를 품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똑같이 그런 일을 반복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를 두고 저자는 '가족 투사'라고 설명한다. 분노나 불안을 다른 가족 구성원에게 투사하는 것, 부부 갈등을 자녀에게 투사해 자녀를 갈등에 끌어들이는 모습 등이 해당된다.
"행복한 가족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족은 불행의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는 '안나 카레리나'의 첫 문장처럼 책에서 제시한 다양한 사례들은 나와 내 가족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이해할 수 없었던 부모, 형제, 자식들의 행동에 대해 한 가닥 실타래가 풀리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가족의 발견 / 최광현 / 부키 / 1만3800원)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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