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조정래 "소설가는 비인간적인 것에 저항해야 한다"

최종수정 2014.12.19 13:16 기사입력 2014.12.19 13:16

댓글쓰기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조정래의 시선

조정래의 시선

'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는 문학과 역사 그리고 긴급한 사회문제에 한해 발언을 아꼈다. 그런 만큼 대중과의 소통, 발언 하나 하나가 무겁고 귀하다.

최근 강연 등 공개된 의견들을 선별, 수록한 '조정래의 시선'이라는 책이 나왔다. 이 책에는 소설에서 미처 말하지 않은 문학론, 인생관, 민족의식, 사회 인식 등이 담겨 있다. 조정래는 “인생이란 자기 스스로를 말로 삼아 끝없이 채찍질을 가하며 달리는 노정이고, 두 개의 돌덩이를 바꿔 놓아가며 건너는 징검다리”라며 이 책은 "매 순간 진정을 다 바친 내 인생의 결정들”이라고 애정을 내비친다.
그는 또 "(책속에 나온) 여러 국면의 이야기들은 나의 문학론이기도 하고, 인생관이기도 하고, 민족의식이기도 하고, 민족사에 대한 견해이기도 하고, 사회 인식이기도 하고, 인간다운 세상을 향한 염원이기도 하다"고 정리한다. 이어 '단풍 드는 아름다운 가을밤 정담을 나누는 마음'으로 독자들과 대화하고 소통하기를 원한다.

조정래는 자신의 소설 쓰기에 대해 "타인의 영혼을 흔드는 것이므로 이를 위해 하루 16시간 이상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천재는 1퍼센트의 영감과 99퍼센트의 노력이라는 격언을 믿는다"는 말로 작가로서의 책무임을 밝힌다. 또한 "문학은 세상을 변화, 발전시킬 수 있으며 인간에게 기여해야 하며 소설가는 모든 비인간적인 것에 저항해야 한다”고 피력한다.

"문학은 그런 척박함에 뿌리내리며 피어나는 꽃이다. 그래서 그 꽃은 영원을 향하여 시들지 않는다. 문학을 하며 호화롭게 살기를 바라지 말고, 굶기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문학의 생명은 영원하다. 그 확신 위에서 좋은 작품은 탄생하며, 굶주리며 쓴 좋은 작품은 영생을 얻는다. 문학은 어차피 어느 시대에나 절대다수의 것이 아니다. 소수가 선택하되, 그 소수가 인간사회를 이끌었다. ‘작가란 인류의 스승이고, 그 시대의 산소’란 말은 인류적 동의로 주어진 명예다. 그 길을 선택하는 것은 오로지 당신의 실존이다." <문학은 한 생을 바쳐도 좋을, 아름다운 이상 중에서>
조정래는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에서 일관되게 '민중'을 추구했다고 밝힌다. 조정래는 "이름도 없고 권력도 없으면서 꿋꿋하게 일정 지역을 지켜내며 살아온 무리들, 즉 민중은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에서 계속해서 그려왔다"며 "'정글만리'에서도 중국의 절대다수를 이루는 백성, 사농공상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천민 취급을 당했던 무수한 이름 없는 백성들의 장인정신을 그렸다"고 설명한다.

오늘날 G2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중국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가질 것을 주문한다. 조정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중국 인식은 너무나 편파적이고 일방적이다. ‘짝퉁 천국이다, 더럽다, 게으르다’. 참 경박하고도 위험한 인식이다. 그들은 고속철만큼 빠른 속도로 변화, 발전하면서 짝퉁도 줄어들고, 더러운 것도 깨끗해지고, 게으른 것도 부지런해지고 있다. 중국이 세계 경제전문가들의 예상을 40년이나 앞당겨 G2가 된 것은 중국사람들이 얼마나 부지런하고 열성적으로 일했는지 보여주는 좋은 증거다"라고 강조한다.

또한 조정래는 인문학과 관련, "그건 한마디로 ‘인간의 발견’이며 ‘나’뿐만이 아니고 ‘당신’도 발견하고, ‘우리’ 모두를 발견하는 일"이라며 " ‘인간 존엄의 인식’, 그 아름다운 가치가 실현되면 우리 사회는 과도한 경쟁도 잦아들게 될 것이고, 개성을 무시하는 강압 교육도 없어지게 될 것이고, 인간 차별이나 인간 무시의 악습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조정래는 "개성에 맞는 일을 자기 능력껏 해나가면서 서로의 가치를 인정하고, 서로의 능력을 존중하고, 서로의 존엄을 보호하며 화목하게 살아가는 행복한 세상이 될 것"이라고 설파한다. 이에 독자들에게 인문학 책을 두루 읽고 곱씹고 새김질할 것을 주문한다.

조정래는 소설을 통해 우리 역사의 비극으로 다뤄온 것에 대해 "소설 또한 역사 공부의 딱딱함과 건조함을 피해 다른 방법으로 역사의 상처와 고통을 일깨우고, 체험케 하는 것이고, 그것이 소설가의 여러 임무 중 하나"라고 강조한다. 또한 "역사는 끝나버린 과거가 아니라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고, 미래를 밝혀주는 등불"이라고 정의한다. 이어 조정래는 이 책을 통해 나라의 미래에 대한 통찰과 전망, 민중에 대한 깊은 애정과 믿음, 노동의 가치, 비정규직 문제, 민족주의 등 다양한사유와 인식을 보여준다. <조정래 지음/해냄 출판/값 1만3500원>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