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는 2분기째 0%를 기록했다. 3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은 0.3%로 2년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이 특히 우려하는 숫자는 GDP디플레이터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 가격을 반영하는 물가지수인 GDP디플레이터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선행하는 지표다.
한은은 디플레이션 우려와 관련해 수출물가 하락 영향이 컸다고 선을 그었다. 내수는 견조한데 유가하락 등으로 인한 수출물가 하락이 내수 상승분을 깎아먹었다는 것이다. 조용승 한은 경제통계국 국장은 "안을 들여다보면 내수 디플레이터가 0.7% 성장한 반면 수출디플레이터가 7.7% 내려 하락 폭이 컸고 이것이 내수 증가분을 잠식시켰다"면서 "수출디플레이터 감소에는 환율하락과 정보기술(IT)제품 수출가격 감소가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김대형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교통, 오락, 문화 관련 서비스물가나 개인운송 부문의 물가상승률이 굉장히 약했다"면서 "수출이나 원자재값 하락 영향도 있겠지만 내수부진도 물가상승률에 영향을 주고 있고, 이런 추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앞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한국은행이 추가로 신속하게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압박했었다.
한편 민간 지출 부문에선 정부 소비 증가가 두드러지는 흐름을 보였다. 정부 소비 증가율은 2분기 0.3% 성장에서 3분기 2.3%로 늘었다. 설비투자는 0.5% 감소했으며 건설투자는 2.5% 늘었다.
김성자 한은 경제통계국 과장은 "수출이 부진한 부분을 정부 부분이 보완했고 세월호 참사로 2분기 위축됐던 민간소비가 살아난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건설투자 증가와 관련해서는 "부동산대책이 잇따라 나오면서 미분양 주택 거래가 활성화된 영향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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