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질 국민소득 2년반만에 최저…디플레이션이 보인다(종합)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3분기 실질 국민총소득이 0.3% 증가에 그쳐 2년 6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가라앉았다. 국민경제의 물가 전체 수준을 알 수 있는 GDP디플레이터도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0.0%를 나타내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3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분기보다 0.3% 늘었다. 이는 2012년 1분기(0.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분기 대비 실질 GNI 증가율은 작년 2분기 1.9%에서 3∼4분기 1.0%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올해 1분기 0.5%, 2분기 1.1%로 상승 곡선을 긋고서 다시 둔화됐다.

실질 GNI 증가율의 둔화는 교역조건의 악화와 국외순수취요소소득 감소 영향이 컸다. 임태옥 한은 경제통계국 과장은 "교역조건 악화 영향이 가장 컸는데, 수출가격보다 수입가격이 더 오른 영향 때문에 전반적으로 GNI 성장세가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 국민이 외국에서 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를 제공한 대가로 받은 소득에서 국내 외국인이 생산 활동에 참여해 번 소득을 뺀 국외순수취요소소득(실질)도 전분기 3조원에서 2조5000억원으로 줄었다.

실질 GNI는 국내 경제 활동에 초점을 맞춘 실질 국내총소득(GDI)과는 달리 우리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GDI에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을 반영해 산출한다. 명목 GNI는 374조30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2% 증가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보다 0.9% 성장했다. 지난 10월 속보치와 같은 수준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스마트폰 등 전기전자기기의 부진으로 0.8% 줄었고 건설업은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1.1% 성장했다. 서비스업은 금융및보험, 보건및사회복지, 도소매 및 음식숙박 등이 증가해 1.4% 성장을 나타냈다.

지출 측면에서 보면 민간소비는 재화와 서비스 소비가 모두 늘어 1.0% 증가했다. 정부소비 증가율이 눈에 띄게 늘었다. 2분기 0.3% 성장에서 3분기 2.3%로 늘었다. 설비투자는 0.5% 감소했으며 건설투자는 2.5% 늘었다. 수출은 2.2% 감소했고 수입도 0.5% 줄었다. 모든 물가를 포괄하는 GDP디플레이터는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0.0%를 기록했다.

조용승 한은 경제통계국 국장은 GDP디플레이터와 관련해 "안을 들여다보면 내수 디플레이터가 0.7% 성장한반면 수출디플레이터 하락폭이 커 내수 증가분을 잠식시켰다"면서 "수출디플레이터 감소에는 환율하락과 IT제품 수출가격 감소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