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미국 직구를 마스터한 소비자들이 엔저 현상이 심화된 일본과 소비재가 저렴한 중국까지 눈길을 돌리고 있다. 직구 열풍의 원조격인 미국 외에 각 국가별로 가격경쟁력이 있는 상품을 찾아 떠도는 '직구 노마드족'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28일 해외 배송대행업체 몰테일에 따르면 올 들어(1~10월) 미국의 배송대행건수는 약 100만건으로 전체의 86%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중국(6만2000건), 일본(5만6000건), 독일(4만1000건) 순이다.
일본 역시 올 들어 5만6000건을 기록하며 지난해(3만3000건)보다 70% 성장했다. 독일은 올해 4만1000건으로 지난해(5200건)보다 690% 성장했지만 지난해 8월 서비스를 시작한 탓에 단순비교가 어렵다.
이처럼 중국, 일본 직구가 늘어난 것은 각각 IT제품 성장세, 엔화 저평가 등의 영향 때문이다. 중국은 직구족들이 주로 타오바오, 티몰을 이용하는데 샤오미를 중심으로 한 IT제품 성장세가 가팔라지면서 남성들의 전자제품 구매가 늘어나고 있다.
소비재 가격이 싸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의류, 거위털 침구 등도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에서 20만원대인 거위털 침구는 중국 직구를 통해 5만~6만원대에 구매 가능하다.
일본은 엔저가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최근 엔화 가치는 달러당 118엔까지 떨어지며 7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직구족들에게 유리한 환율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주로 아마존 일본, 라쿠텐 사이트를 이용해 헤어, 미용 제품, 피규어, 장난감 등 취미 상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 직구족 선호도 1위 상품인 '하오니코 라메라메 3단계' 제품은 국내에서 50만~60만원대 고가이지만 직구하면 14만원대에 살 수 있다. 올 여름 셀카족들을 중심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MY BOTTLE 텀블러' 역시 국내는 3만원대이지만 직구로는 1만5000원대다.
몰테일 관계자는 "미국이 직구 비중이 여전히 높지만 대중화되면서 다른 국가의 직구도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작년에 260억원 매출을 달성했는데 덕분에 우리도 올해 연 매출 4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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