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포럼]여성리더 17人의 생생한 고백의 감동
본지 기자들이 취재해 엮은 책 '내가 걸어온 그 곳이 길이 되더라'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통계청에 따르면 내년부터 우리나라는 여성 인구가 2531만 명으로 남성 인구(2530만 명)를 넘어선다. 최근 들어 사회 곳곳에서 여성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명실공히 '여초시대'가 열리는 모양세다.
하지만 불과 십여년전 만해도 우리사회는 여성이 발붙이기 힘든 곳이었다. 바늘구멍을 뚫고 사회에 진출한 여성들은 강력한 남성들의 카르텔에 막혀 번번히 좌절해야 했다. 한 조직의 수장 자리는 남성이 맡는 것이 당연시됐고, 직장 여성은 결혼과 동시에 퇴사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남녀차별이 일상이었던 그 시절, 남성들과 치열한 경쟁을 뚫고 고위직에 오른 여성 리더 17인의 인터뷰는 그래서 더 돋보인다. 이들은 단단한 유리천장 앞에서 숱한 눈물을 쏟기도 했지만, 불합리한 성(性)차별에 맞서 남성 중심의 조직 문화를 흔들기도 했다.
이들의 성공 스토리를 엮은 '내가 걸어온 그 곳이 길이되더라'는 이들 여성 리더가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한 자기고백서다. 온갖 편견과 차별과 싸워가면서 유리천장을 깨트린 그들은 투사가 아니었다. 다만, 미래를 꿈꾸며 두려움과 맞서 싸웠다. 남들보다 먼저 걸어갔고, 길을 열었다. 그리고 다시 여성 후배들에게 그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여성 리더십의 도전은 총 5부로 나눠 소개된다. 1부에서는 권선주 IBK 기업은행장이 후배 여성들에게 띄우는 편지를 담았고 2ㆍ3ㆍ4부에서는 인사이트와 프론티어, 크리에이트브라는 주제에 맞춰 여성 리더 16명의 도전과 열정을 소개한다. 5부에서는 결혼과 출산과 육아 등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여성 문제를 심도 깊게 짚어본다.
특히 현직 첫 여성 검사장인 조희진 서울고등검찰청 차장검사은 여직장들이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경향에 일침을 놨다. 현대ㆍ기아차그룹의 최초 여성 임원인 김혜경 이노션월드와이드 전무는 잃을까 겁내지 말고 목표를 크게 잡을 것을 조언했다.
신순철 신한은행 부행장은 여성 직장인 전략적인 마인드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박경순 국민건강보험공단 징수상임이사와 김남옥 한화손보 상무는 학력 핸디캡을 극복하고 리더 자리에 오른 인물들로 존재 자체가 본보기다.
한경애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와 송영예 바늘이야기 대표는 열정과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성공의 디딤돌을 만들었고, 시멘트업계 최초 여성 임원이 된 라파즈한라시멘트의 전경화 상무는 쉼없는 공부로 내공을 다졌다.
한국 특급호텔 1호 여성 총지배인 송연숙 이비스엠배서더 인사동 총지배인과 송혜자 우암코퍼레이션 대표와 김은영 대한야구협회 부회장, 최정화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 이사장도 각각 불가능해보이는 도전을 거듭해 현재 자리에 올랐다.
제약업계 최연소 수장 자리에 오른 김은영 한국BMS제약 대표는 약사 출신의 여성 영업직이라는 '희소성'을 통해 창의적인 리더로 거듭났고 손미원 동아제약 제품개발연구소장 역시 남들과 다른 일에서 성과를 내자는 소신으로 리더가 됐다.
자기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는 젊은 여성들에게 이 책에 등장한 리더들의 진실된 경험과 따뜻한 조언들은 반가운 이정표가 될 것이다.
(내가 걸어온 그 곳이 길이 되더라 / 아시아경제신문 특별취재팀 지음 / 황금사자 /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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