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일하세]여성들이 일하기 좋은 세상 만들자
경력단절 여성, 재취업은 하늘에 별따기
육아사표 냈다 비정규직 복귀
판매직 월급은 100만원 뿐
女근로자 47%가 임시·일용직
고용시장을 한번 떠났던 여성들이 양질의 일자리로 재취업하기란 쉽지 않다. 이전 직장의 경력을 살릴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 대부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임금과 고용이 불안한 일자리를 택한다. 안정된 일자리를 가진 여성들이 가사와 양육을 이유로 고용시장을 떠났다가 질 낮은 일자리로 재취업하는, 악순환의 반복이다.
수치를 보자. 지난해 15~54세 기혼 여성 974만7000명 중 절반에 가까운 404만9000명이 고용시장에서 발을 뗐다. 결혼ㆍ임신ㆍ출산으로 직장을 그만 둔 경력단절 여성만도 197만8000명에 달한다. 기혼여성 5명 중 1명이다.
임금도 적다. 지난해 여성근로자는 월평균 195만8000원을 받고 일했다. 남성임금의 68% 수준이다. 여성 시간제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6423원으로 남성 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인 1만5048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남성 비정규직 9690원, 여성 비정규직 7409원보다도 적었다. 한국노동연구원 정성미 책임연구원은 "시간제 일자리는 대부분 일자리의 질이 좋지 않다"며 "시간제 근로를 하고 있는 기혼여성의 절반 이상이 저임금 상태"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성의 열악한 재취업현실은 결국 비정규직을 비롯한 노동전반의 문제가 됐다. 여성의 경력단절 현상에 대해 사회전체가 부채의식을 갖고 풀어나가야 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한국노동연구원 윤자영 연구위원은 "우선 여성들이 기존 직장을 그만두지 않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기존 일자리에서 시간제와 전일제를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연구위원은 고학력, 고숙련 여성들을 유입할 수 있는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정규직 노동시장과 비정규직 노동시장의 분단구조를 극복해야만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가 민간부문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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