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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女非(여성 비경활인구)'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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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빅어젠다' 시리즈③
[여일하세]성들이 기 좋은 상 만들자

경력단절 여성, 재취업은 하늘에 별따기
육아사표 냈다 비정규직 복귀
판매직 월급은 100만원 뿐
女근로자 47%가 임시·일용직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대형마트 판매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모(39ㆍ여)씨는 6년 전만해도 한 중견 무역회사의 정규직 사원이었다. 둘째 아이를 낳고 육아를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그만뒀다. 당시 받았던 임금은 월 200만원 정도. 지금은 매일 8시간 꼬박 일해도 100만원을 손에 쥐기가 힘들다. 6개월마다 재계약 해야 하는 불안정한 신분도 김 씨를 한 숨 짓게 만든다. 김 씨는 "적성을 살려 무역일을 하고 싶었지만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며 "아이들 교육비가 눈앞에 아른거려 일을 그만둘 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고용시장을 한번 떠났던 여성들이 양질의 일자리로 재취업하기란 쉽지 않다. 이전 직장의 경력을 살릴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 대부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임금과 고용이 불안한 일자리를 택한다. 안정된 일자리를 가진 여성들이 가사와 양육을 이유로 고용시장을 떠났다가 질 낮은 일자리로 재취업하는, 악순환의 반복이다.

돌아온 '女非(여성 비경활인구)'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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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를 보자. 지난해 15~54세 기혼 여성 974만7000명 중 절반에 가까운 404만9000명이 고용시장에서 발을 뗐다. 결혼ㆍ임신ㆍ출산으로 직장을 그만 둔 경력단절 여성만도 197만8000명에 달한다. 기혼여성 5명 중 1명이다.
고용시장에 있다 해도 대부분 질 낮은 일자리로 유입된다. 지난해 여성 임금 근로자의 47%는 임시ㆍ일용직이었다. 주로 서비스ㆍ판매ㆍ단순노무 업종으로 재진입했다. 기혼여성 임금근로자의 18%인 94만3000명은 주 36시간을 넘지 않는 시간제 근로에 종사했다. 우리나라에서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가 전체의 0.2%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 저숙련, 저임금에 임시직 위주의 '나쁜 일자리'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다.

임금도 적다. 지난해 여성근로자는 월평균 195만8000원을 받고 일했다. 남성임금의 68% 수준이다. 여성 시간제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6423원으로 남성 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인 1만5048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남성 비정규직 9690원, 여성 비정규직 7409원보다도 적었다. 한국노동연구원 정성미 책임연구원은 "시간제 일자리는 대부분 일자리의 질이 좋지 않다"며 "시간제 근로를 하고 있는 기혼여성의 절반 이상이 저임금 상태"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성의 열악한 재취업현실은 결국 비정규직을 비롯한 노동전반의 문제가 됐다. 여성의 경력단절 현상에 대해 사회전체가 부채의식을 갖고 풀어나가야 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한국노동연구원 윤자영 연구위원은 "우선 여성들이 기존 직장을 그만두지 않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기존 일자리에서 시간제와 전일제를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연구위원은 고학력, 고숙련 여성들을 유입할 수 있는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정규직 노동시장과 비정규직 노동시장의 분단구조를 극복해야만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가 민간부문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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