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임호 한양대학교 교수 기조연설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한 축구팀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축구 선수의 기량과 구단의 적극적인 지원, 팬들의 열광이 있어야 하듯이 금융과 IT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지급결제 서비스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개인기업,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지원, 대중들의 관심 등 3박자가 맞아야 합니다."
강임호 한양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14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제5회 금융IT포럼에 참석해 'ICT 금융 융합발전의 이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며 이 같이 밝혔다. "뱅크월렛 카카오와 같은 금융과 ICT의 융합 서비스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과 기업의 기술 혁신, 대중의 열광이 필요하다"는 것이 강 교수의 주장이다.
"판매자가 중국 은행에 통장을, '타오바오'에 직접 쇼핑몰을 개설하면 중국 결제 프로세스에 따라 알레페이로부터 직접 판매 대금을 입금 받을 수 있어 국내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를 배제할 수 있다"는 것이 강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또 "알리페이 직접 입금은 0.5%~1%의 수수료만 차감되지만 국내 PG사를 거치면 4%가 차감된다"고 부연했다. 이대로 두면 시장 잠식의 우려가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국내 시장에서 금융과 ICT(정보통신기술)가 융합해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강 교수는 이를 위해 ICT 융합 사업모형을 크게 기술을 바탕으로 한 것(technology-based)과 협조를 바탕으로 한 것(coordination-based)으로 나누고 협조 바탕은 제휴 기반(alliance-base)과 컨버전스 기반(convergence-based)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이어 "협조 바탕의 융합 중 우선 제휴를 기반으로 하는 것은 기술의 혁신이 아니라 기존 기술을 관련 당사자들의 협력을 통해 실행하는 것"이라며 "KT의 뱅크타운 등이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이 과거 선보였던 지급결제 서비스 '네모'도 단순한 제휴 바탕의 융합으로, 기술상의 혁신이 없었다고 강 교수는 지적했다. 아마존과 아마존 페이먼츠, 이베이와 페이팔, 알리바바 알리페이 등의 형태는 대표적인 컨버전스의 사례다.
결국 강 교수에 따르면 금융과 ICT의 융합 방향은 중국발, 서구발, 한국발로 정리할 수 있는데 중국발은 컨버전스 바탕의 혁신을 뜻하고 서구발은 스퀘어와 같은 기술 바탕의 혁신을 나타내는데 한국발은 뱅크월렛카카오, 카카오페이 등 제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협조는 혁신 없이 지탱할 수 없고 결국 기술 기반의 융합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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