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증명서 낼 때 이혼·입양 개인정보 샌다
취업·입학 증명서 낼 때 ‘민감한 비밀’ 노출… 법원 “신분정보 공개는 신중히 이뤄져야"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입학이나 취업 과정에서 가족관계등록부 증명서를 낼 때 이혼이나 입양 등 노출을 원하지 않는 개인정보가 공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시행은 개인정보 보호에 역점을 뒀지만 제도 시행 7년 가량 지난 현실을 볼 때 여전히 개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과거 호적 제도 시행 때는 관련 서류를 제출할 때 신분관계에 대한 모든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문제가 있었다. 가족관계등록제도로 바뀌면서 문제점이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개인정보 노출의 문제는 아직 남아 있다.
특히 한해 세 쌍이 결혼하면 한 쌍이 이혼할 정도로 ‘이혼율’이 높은 현실에서 자신의 민감한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혼과 재혼을 거치면서 성(姓)이 다른 형제의 이름이 증명서에 노출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미혼모의 경우 가족관계증명서 제출만으로도 미혼모임이 드러나는 게 현실이다. 또 보육수당을 받기 위해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출할 때는 이혼한 가정의 경우 과거 혼인 당시 성(姓)이 다른 자녀의 존재 여부가 드러난다.
취업이나 입학을 위해 기본증명서를 제출하면 부모의 이혼 여부나 인지(법률상의 혼인 관계가 아닌 남녀 사이에서 출생한 아이에 대해서 생부(生父)나 생모(生母)가 자신의 자식이라고 인정하는 일) 사실이 알려지기도 한다.
직장에 혼인관계증명서를 제출할 때는 이혼이나 재혼 사실이 담겨 있어 곤란함을 겪을 때도 있다. 이처럼 사회생활에 필요한 각종 증명서류를 낼 때 민감한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와 관련 법무부는 10일 가족관계증명서를 세분화하는 내용을 담은 가족관계 등록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관련 법이 개정될 경우 가족관계증명서 제출 과정에서 개인정보 노출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현재의 관계만 표시하는 증명서를 ‘일반증명서’로 하고, 전체 관계를 표시하는 증명서를 ‘상세증명서’, 신청인이 선택한 사항만을 표시한 증명서는 ‘특정증명서’로 나눠서 발급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법원도 가족관계증명서 개선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법원 관계자는 “국가가 관리하고 있는 신분 정보의 공개는 극히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하므로, 증명서 제도 개선을 통해 최소한의 필요한 정보만 공개할 필요가 있다”면서 “높은 이혼 비율 및 혼외 자의 증가라는 사회현상에 대응해 증명서 공시 제도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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