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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육남매 강서 지역사회가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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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맞춤형 통합사례관리 성과...한부모 가정 아래 육남매, 새 터전 얻고 안정된 삶 찾으며 자립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서울 강서구 통합사례관리사 김은애씨는 최근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올해 초 처음 만난 육남매 엄마 장미희(가명, 43)씨로부터 온 연락이었다. 이혼 후 홀로 육남매를 키우면서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었다던 그가 지역사회 도움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됐다며 연신 감사인사를 전해왔다.

구에서 지역사회안전망을 풀 가동해 위기가정을 자립까지 지원한 사례라 주목을 끈다.
장씨는 “혼자서 애 여섯을 키우면서 아등바등 살아봤지만 나아지는건 없었어요. 애들 때문이라도 힘을 내고 싶었지만 역부족이라는 생각까지 들었죠. 아이들은 삐뚤어지고 의지할 곳은 없어 모든 걸 내려놓고 싶었죠”고 말했다.

장씨는 얼마전까지 절망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었다. 장씨는 육남매를 둔 한부모 가정의 여성 가장이다. 이혼 후 비좁은 월세방에서 엄마 혼자서 가족을 돌봤지만 감당이 되지 않았다. 날이 갈수록 아이들의 끼니조차 챙기지 못할 정도로 무기력해지고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엇나가기 시작했다.
깨끗해진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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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상황도 열악했다. 정부 보조금이 유일한 생계 수단이지만 육남매가 먹고 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비좁은 월세방은 애완동물 배설물과 쓰레기가 잔뜩 쌓여 악취가 진동했다. 가스비는 체납되고 단돈 월세 15만원이 없어 살던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까지 내몰리게 됐다. 게다가 장씨는 무분별하게 돈을 낭비하며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벼랑 끝에 몰린 사연을 접한 이웃들은 장씨를 돕기 위해 구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구는 곧바로 회의를 열고 육남매 가정을 통합사례관리 대상으로 선정했다.

‘환경이 바뀌면 사람도 바뀐다’는 생각으로 지역사회가 머리를 맞대며 가장 효율적인 지원방안을 모색했다. 통합사례 관리사는 물론 심리치료사, 청소년 삼당센터, 동 희망드림단, 지역주민 등 민·관의 다양한 자원이 함께 뭉쳤다.
현황조사와 상담이 심층적으로 이루어 진 후 곧 바로 체계적인 지원방법이 제시되기 시작했다.

먼저 체납된 월세와 가스비는 강서 희망나눔 복지재단과 동 주민센터의 지원으로 응급조치 했다. 어린이 재단,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은 육남매를 위한 정기적인 후원금과 치과치료비용 등을 약속하며 힘을 보탰다.

육남매의 엄마 장씨를 위한 다양한 대책도 마련됐다. 의료지원을 통해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통장 압류를 해결하기 위해 법률 홈닥터 서비스가 연계됐다. 담당 사례관리사는 주기적인 심리상담을 병행해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왔다. 장씨는 부모역할 교육인 강서학부모 아카데미 교육도 8회 이수했다.

육남매에게는 주 1회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아동발달센터 등에서 상담서비스가 제공됐다. 교육청 지원으로 총 15회에 걸쳐 가족치료도 병행돼 그동안의 감정과 갈등을 정화하고 있다.

가장 시급한 주거문제는 지역 독지가의 도움으로 해결됐다. 딱한 사연을 전해들은 화곡동에 위치한 대형 가구 매장에서 도움을 주기로 한 것.

가구회사의 봉사자, 희망드림단은 장장 7시간에 걸쳐 지저분한 집을 깨끗이 치우고 도배 장판 전기 렌지 등을 새롭게 마련했다. 장롱 책상 의자 서랍장 TV장들도 새것으로 갖췄다.

장씨는 “깨끗하게 변한 집에서 하루하루를 새롭게 살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밝아지고 긍정적으로 변해 집분위기도 아주 좋아졌다”며 “우리 가정에 이런 변화가 올 수 있도록 신경쓰고 챙겨주신 모든 분들게 매일매일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도움 주신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열심히 살겠습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강서구는 올 4월부터 지금까지 1만2351건의 위기가구 상담활동을 펼쳐 이 중 1만978가구를 발굴,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연계했다.

지원받은 1만978가구의 내역을 살펴보면 국민기초수급·서울형기초보장 등 법적대상으로 817가구, 긴급복지 지원금이 434가구가 지급됐다.

이밖에도 9727가구는 민간후원 및 기타 복지서비스가 연계, 당면한 위기를 즉각적으로 해소토록 했다.

특히 육남매 가정과 같이 복합적인 문제를 가진 68가구에 대해서는 통합사례관리 대상으로 선정,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 자립을 돕고 있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 위기가정에 생명을 불어 넣고 있다“며 ”앞으로도 위기가정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강서형 맞춤복지를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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