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 "골프 떠나 엄마로"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당분간은 슬이 엄마, 아내, 막내딸로서의 삶을 즐기겠다."
'작은 거인' 장정(34)이 3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은퇴식을 갖고 22년간의 골프 인생을 마무리했다. "그 동안 행복했다"며 "은퇴하고 나니 좀 더 일찍 그만 뒀으면 오히려 상처를 덜 받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음을 곁들였다. 지난 9월 포틀랜드클래식 대회기간 은퇴를 결심했다.
13세에 골프를 시작해 1997년 여고생 신분으로 한국여자오픈을 제패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선수다. 2000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데뷔해 2005년 브리티시여자오픈, 2006년에는 웨그먼스를 제패하며 '메이저 챔프'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바로 그해 초청선수로 출전한 일본여자오픈까지 휩쓸어 한ㆍ미ㆍ일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154cm의 단신을 극복해 '작은 거인'이라는 애칭을 얻은 것도 이 때다. 장정 역시 자신의 전성기로 2005년을 꼽았다. "첫 우승을 일궈낸 순간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며 "골프를 하면서 재미와 성취감, 우승자를 향한 시선, 자만심까지 많은 것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LPGA투어 총 308개 대회에 등판해 2승을 포함해 '톱 10' 71회의 성적을 거뒀고, 상금으로 665만 달러(67억원)를 벌어들였다.
하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2008년 오른쪽 손목 부상을 당한 뒤 3차례나 수술을 했다. "연습을 많이 할 수 없어 성적이 나지 않았고 자신감도 점점 상실했다"는 장정은 "같은 부위를 세 차례나 수술한 건 결국 프로골퍼로서 자기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내 골프인생에 대해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다"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무엇보다 투어생활 15년 간 그림자처럼 동행한 아버지 장석중씨에 대한 미안함이 가장 컸다. "골프를 시작할 때, 처음 미국에 갈 때, 지금도 항상 아버지가 옆에 계신다"며 "(아버지는) 남자친구이자 운전기사, 캐디, 코치셨고, 앞으로는 내가 갚으면서 살겠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앞으로의 인생 설계에 대해서는 "아직 정한 건 없지만 골프밖에 모르니 어차피 골프 관련 일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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