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일본인, 자신들이 가해자라는 발상 희박"…전쟁·원전사고 등 '용감한' 비판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 "일본인, 자신들이 가해자라는 발상 희박"…전쟁·원전사고 등 '용감한' 비판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일본 유명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65)가 일본 사회의 책임회피 성향을 지적했다.

무라카미는 3일자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사회의 일본이 내년에 전후 70년을 맞이하는 것과 관련해 "일본이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 공통으로 '자기 책임 회피(성향)'이 있다고 느낀다"고 언급했다. 하루키는 언론 인터뷰를 잘 하지 않으며, 인터뷰에서 이처럼 사회문제에 대한 견해를 밝힌 것도 이례적이다.

그는 "1945년 종전(패전)에 관해서도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에 관해서도 누구도 진심으로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하루키는 "예를 들어 종전 후에는 결국 누구도 잘못하지 않은 것이 돼 버렸다. 잘못한 것은 군벌이며 일왕도 이용당하고, 국민도 모두 속아 지독한 일을 겪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누구도 책임지지 않으면) 중국인도 한국·조선인도 화를 낸다. 일본인에게는 자신들이 가해자이기도 했다는 발상이 기본적으로 희박하고 그런 경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루키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관련해서도 "원전 문제에서도 누가 가해자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추궁하지 않았다"며 "이 상태로라면 '지진과 쓰나미'가 최대 가해자이고 나머지 모두가 피해자였다'는 것으로 수습돼 버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루키는 이밖에 자신을 1960년대 중반에 세계가 좋아질 것이라는 이상주의를 지니고 살았던 세대라고 규정하고 지금 젊은이들은 세상이 나빠진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런 젊은 세대를 향해서 소설을 쓰고 싶다고 덧붙였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