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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피 말레이어센터장 "다양한 문자 보존이 세계 평화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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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모하메드  노 다이피 싱가포르 말레이어센터 원장

모하메드 노 다이피 싱가포르 말레이어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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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자 서울선언'이 나왔다. 국제적인 논의를 통해 세계문자 보존에 관한 선언이 채택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서울선언은 인류 문명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문자생태계 균형과 문자 보존이 인류 문명 보존임을 천명한, 획기적인 선언으로 평가 받고 있다.

세계문자 서울선언은 2001년 유네스코가 내놓은 '문화 다양성' 정신을 효과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세부방안이다. 선언 배경은 유네스코 활동이 '언어 소멸 현상'을 진단하고 있을 뿐, 언어의 소멸을 막고 소수 언어를 보호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에 출발한다.
서울선언은 24일부터 내달 2일까지 세계문자연구소와 세종문화회관, 서울 종로구 공동 주최로 열리는 '세계문자 심포지아 2014' 행사 중 국제 학술대회(24∼26일) 마지막 날인 26일 채택됐다. 이번 행사는 세계 언어학자들이 문자 다양성 보존 논의가 처음으로 이뤄진 자리로 그리스, 인도, 중국, 싱가포르, 프랑스, 일본, 카자흐스탄, 말레이시아 등 세계 9개국, 12명의 학자와 한국학자가 참여했다.

대회 참석자들은 서울선언을 통해 "오늘날 문자 생태계가 소통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세계화로 말미암아 강대국의 언어로 획일화될 위기에 처했다"며 "문자를 빼앗는 것은 인권을 박탈하는 행위며 문자 다양성 보존은 인권이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상징"이라는 강조했다. 또한 "모든 문자는 자신이 만든 문명에 대해 고유한 가치를 지니고 있으므로 더 우수한 문자도 더 저열한 문자도 없다"고 선언했다.

서울선언의 주요 내용은 ▲ 각 문자의 평등성 ▲ 문자로 인한 차별과 억압 반대 ▲ 문자 선택의 자유 보장 ▲ 문자 보존을 위한 각국 정부의 역할 ▲ 고유 문자를 통한 교육, 문화콘텐츠 생산 축적 ▲ 문자 보존 및 관리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번 대회 기간 중 가장 눈길을 끈 사람은 모하메드 노 다이피 싱가포르 말레이어센터 원장(사진)이다. 다이피 원장은 다른 참석자들과는 달리 언어정책 행정가다. 그는 싱가포르의 말레이어 교육정책에 대한 발표를 통해 다언어 정책 및 모국어 교육의 중요성을 강연, 주목 받았다. 특히 다문화사회로 진행중인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어 외의 다른 언어를 모국어로 삼고 있는 국민들을 수용해야 하는 입장에서 많은 시사점을 제공했다.

다이피 원장은 "싱가포르인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민족어 교육이 필수적이라는 인식하에 말레이어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며 "사실상 싱가포르에서 영어와 중국어에 비해 말레이어는 소수언어로 자리잡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말레이어 교육과 학습의 발전은 사회, 경제, 정치, 역사 변천의 맥락에 따라 국가 정체성 확립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는 오랫동안 이중언어정책을 펼쳐 왔다. 그러나 공식석상에서는 민족언어인 말레이어 대신 영어로 대화가 이뤄진다. 일상상활에서는 중국어,말레이어 등도 혼재해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어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중국어 배우기도 성행한다. 이런 복잡한 언어 구조 속에서 민족 언어를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 왔다. 이에 싱가포르는 2010년 싱가포르 말레이어센터를 설립, 말레이어 발전의 중요한 토대를 만들었다. 또한 매년 막대한 예산을 투입, 민족어인 말레이어 학습 및 교육 확대에 매진하고 있다.

다이피 원장은 "기본적으로 싱가포르 사람들은 민족 전통 문화를 계승하는 의미에서 민족 언어도 필수적으로 익혀야 한다고 여긴다"며 "싱가포르안에서 국가 정체성과 더불어 각 언어의 균형 유지가 중요한 언어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문자의 다양성은 인권의 기초다. 제 나라 말로 누구나 학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세계문자 서울선언이 채택된다는 것은 인류사에 매우 중요한 이정표다. 앞으로 세계문자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국제적인 논의가 더 심도있게 진행되길 기대한다. 특히 문자 보존은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는 길이기도 하다."

싱가포르는 영어, 말레이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가 사용되는 대표적인 다문화, 다인종, 다언어국가다. 특히 싱가포르는 모국어 교육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교육부에서 직접 말레이어센터를 설립, 운영중이다.

한편 이번 축제 기간동안 세종문화회관 뜨락에 설치된 '문자의 뜨락'에서는 인문학과 예술계 명사들이 '나에게 문자란 무엇인가'란 주제로 문자에 대한 생각을 얘기하는 마당이 펼쳐진다. 또 세종문화회관 야외광장에서는 인포그래픽 작품이 전시된다. 시민들도 고대문자 체험, 문자 나들이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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