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의 지원 중단으로 임직원들에게 급여를 지불하지 못할 정도로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더 이상 채권단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동부제철은 산업은행, 정책금융공사, 농협 등 9곳의 채권단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경영정상화 MOU 체결 전까지 자금 지원이 중단됐다. 지난 7월 채권단에 운영자금 3500억원을 지원 요청해 받은 1600억원도 곧바로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동부제철 직원들이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게 됐다.
사정이 이쯤 되면서 동부제철은 채권단과의 MOU를 수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화 방안에는 전기로 설비의 한시적인 운영 중단을 비롯해 대주주 100대 1, 일반주주 4대 1의 차등 무상감자, 채권단 530억원 출자전환, 신규 자금 6000억원(LC 한도 설정 1억달러 포함) 지원, 기존 담보채권 연 3%, 무담보채권 연 1%로 금리인하 등의 내용이 담겼다.
동부제철이 이를 수용 시 김준기 회장의 동부제철에 대한 지분이 1%로 줄어들어 경영권을 잃게 된다.
다만 동부제철은 감자 결정과 관련해 주주총회 특별결의사항으로 이사회와 공고 기간 등이 필요한 만큼 MOU 체결을 먼저 하고 자금 지원을 받는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빠르면 이번 주나 다음 주 중에 채권단과 MOU를 체결하고 곧바로 이사회를 거쳐 감자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동부 관계자는 "채권단은 경영 정상화 MOU가 체결될 때까지는 동부제철에 대한 추가 지원금 투입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라며 "자율협약이 깨지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수순을 밟게 되는 만큼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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