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핵심조항이었던 분리공시가 빠지게 되면서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기존의 통합공시나 업계 자율에 맡기는 방안을 대안으로 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제조사와 이통사의 보조금 가격을 따로 공시해 출고가 인하를 유인하기로 한 정부 의도는 유명무실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분리 공시 시행 무산으로 제조사의 단말기 출고가 인하 부담이 줄어들게 되고, 이렇게 되면 고가 스마트폰에 부담이 큰 수요는 중저가 단말기에 눈을 돌리게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샤오미·화웨이 등 단말기 가격 매력을 앞세운 중국 제조업체들이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봤다.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다음달 LG유플러스의 알뜰폰(MVNO) 자회사인 미디어로그를 통해 '아너6'를 출시한다. 지난 7월 출시된 아너6는 5인치 풀HD 디스플레이와 3100mAh 배터리, 3GB 램 등을 탑재했다. 국내 출고가는 50만원 전후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소비자들 역시 샤오미폰 공동구매 등을 통해 외산폰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다"며 "스마트폰 선택의 중요한 기준 가운데 하나인 가격 매력이 두드러지면서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서울청사에서 국무총리 산하 규제개혁위원회 규제심사를 열고 핵심조항 중 하나인 분리공시제를 포함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단통법 고시안을 확정했다. 분리공시는 사업자가 보조금을 공시할 때 이동통신사의 지원금과 제조사의 장려금을 별도로 표시해야 하는 규정이다.
한편 단통법 고시안이 확정되면서 첫 보조금 상한선도 이날 결정될 예정이다. 방통위는 이날 오후 단말기보조금 상한에 관한 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첫 보조금 상한선은 30만원 선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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