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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에볼라 사태…"백신에만 기대지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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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수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먼저

▲하인츠 펠트만 박사는 라이베리아에서 3주 동안 진단 실험실에서 일했다.[사진제공=NIAID/사이언스]

▲하인츠 펠트만 박사는 라이베리아에서 3주 동안 진단 실험실에서 일했다.[사진제공=NIAID/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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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의료시설이 열악한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발병→세계보건기구(WHO)의 안이한 대처→ 치료약과 백신 개발 지연→감염 지역 확대→사망자 급증→대확산 조짐…

에볼라 사태의 진행과정이다. 독일에서 치명적 에볼라 바이러스 연구에 집중했던 바이러스 학자인 하인쯔 펠트만(Heinz Feldmann). 펠트만 박사는 곧 테스트에 들어갈 에볼라 관련 백신을 만든 장본인이다. 그는 에볼라가 집중적으로 발병하고 있는 라이베리아의 수도 몬로비아에서 3주 동안 에볼라 감염 여부를 가려냈다. 혈액을 통해 진단하는 실험실에서 근무했다. 국경없는의사회 소속이었다.

그가 직접 경험한 몬로비아 현재 모습과 에볼라 사태는 어느 정도일까. 사이언스지는 17일(현지 시간) 그와 인터뷰를 싣고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 백신과 치료약이 나오더라도 지금과 같은 에볼라 사태를 진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판단했다. 대확산을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몬로비아 상황은 어떤가?
▲첫 인상은 아무 것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내가 있던 곳은 아주 조용했다. 그것은 단순하고 순진한 생각이었다. 에볼라 감염 지역으로 들어서는 순간 재앙이라는 생각을 갖게 마련이다. 에볼라 격리 지역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에 시달렸다. 많은 감염자들이 힘든 몸을 이끌고 치료시설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자리가 없었다.

치료 병상은 없고 환자는 몰려드니 기다리다 못한 환자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아픈 사람들은 발길을 돌렸다. 내가 판단하기에 몬로비아에서만 지금의 5~10배 정도의 추가 의료시설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 마디로 몬로비아는 에볼라 감염 환자로 가득 차 있다.

-에볼라에 감염되지나 않을까 두려웠을 것 같다.
▲실험실에서 진단을 하는 사람으로서 안전하다고 느꼈다. 이런 부분에 있어 사전 교육은 물론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했다. 물론 환자들이 있는 중심에 서 있으니 불안감은 많았다. 실험실이라고는 하는데 의사들이 썼던 장갑과 바늘 등이 뒤엉켜 있었다. 이런 것에서도 바이러스가 묻어 있을 수 있다.
진단실에서 근무하는 나보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의사와 간호사들이 더 위험한 상황이다. 이들은 감염 환자를 직접 돌본다. 고통스러운 환자들은 기침을 하거나 침을 튀기거나 심지어 구토까지 한다. 이 모든 것에 바이러스가 들어있기 때문에 곳곳에 수백만 마리의 바이러스가 도사리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부족한 의료시설 등으로 환자들이 의료진들을 공격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동안 많은 에볼라 사태를 지켜봐 왔는데 예전과 다른 것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감염 경로가 다양화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예전과 다른 것은 감염경로가 한 곳이 아니라 여러 경로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 이것이 진정되지 않고 확산되는 가장 큰 원인이다.

-테스트를 앞둔 백신 후보물질을 개발했는데 이번 백신이 감염 확산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현재 실험 백신과 처방약 등은 많이 있다. 이런 것들이 분명 도움은 되겠는데 현재와 같은 심각한 상황에서 직접적 영향을 끼치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 백신과 치료약의 개발도 중요한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혼란과 에볼라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 열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지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해법 찾기에 나서야 한다.

펠트만 박사는 백신과 치료약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란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신과 치료약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에볼라 감염 환자를 수용하고 돌볼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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