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승 KISA 원장 두고 '관피아' 낙하산' 인사 논란
줄탁동기! 백 원장의 설명을 들으면 "알을 깨고 나오려는 병아리의 힘인 '줄'과 어미 닭의 도움인 '탁'이 함께 이뤄져야 병아리가 세상에 나오게 된다"는 뜻이라고 한다. 의미가 깊은 말이다.
백 원장은 '한 길'을 걸어 온 사람이다. 대우그룹에서 홍보 임원을 시작으로 한 홍보 전문 업체에서 연구소장을 지냈다. 2007년 한나라랑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 공보기획단장으로 일했다. 2012년 대선 때는 공보상황실장을 맡았다. 이어 박근혜정부에서 국정홍보비서관을 역임했다. 홍보 전문가의 외길 인생을 살았다.
인터넷과 정보보안 분야는 홍보 분야와 차원이 다르다. 홍보 전문가만의 경력으로는 각종 인터넷 정책과 정보보안 등 전문 영역을 이끌기에는 힘에 부친다. 이런 대목에서 야권과 업계에서 백 원장의 선임을 두고 전문가 영입이 아닌 '보은 인사'의 전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
최양희 미래부 장관도 이번 인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미래부는 한국인터넷진흥원 임원추천위원회의 심사추천을 거쳐 임명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최 장관은 지난 7월 인사청문회에서 "KISA 원장에 정치권 인사 또는 관료가 낙하산으로 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TV 생중계를 통해 공개적으로 말한 바 있다. 백 원장을 두고 정치권 인사도 관료도 아니라고 말한다면 받아들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백 원장은 취임사에서 '줄탁동기'를 어미닭과 병아리의 '협력'을 강조하는데 썼다. 지금 이 '줄탁동기'를 관련 업계와 국민들은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다.
"병아리인 미래부가 '줄' 하고 어미 닭인 청와대가 '탁'했더니 백 원장이 세상에 나왔다"라고 해석한다.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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