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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의 이팔청춘 사랑, 춘향 vs 로미오와 줄리엣

최종수정 2014.09.12 11:50 기사입력 2014.09.1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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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춘향, 차이콥스키 음악과 한국적 템포의 조화…로미오와 줄리엣, 연극·영화와는 다른 섬세함이 압권

유니버설발레단의 '발레 춘향' 중에서

유니버설발레단의 '발레 춘향' 중에서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대명사로 서양에 '로미오와 줄리엣'이 있다면 우리나라엔 '춘향'이 있다. 이팔청춘들의 사랑 이야기를 다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두 작품의 결말은 확연히 다르다. 춘향과 몽룡이 끝내 신분차를 극복하고 사랑을 쟁취해낸 해피엔딩인 반면 로미오와 줄리엣은 두 가문의 오랜 불화에 휩쓸려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다. 올 가을, 이들의 절절한 사랑을 다시 한 번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무대가 마련된다. '춘향'은 유니버설발레단의 창작발레로, '로미오와 줄리엣'은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로 무대에 오른다.

춘향, 차이코프스키의 음악과 만나다

'발레 춘향'은 유니버설발레단의 세번째 창작 발레 작품으로, 2007년 첫 선을 보였다. 오는 9월27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될 '발레 춘향'은 다시 그동안 선보였던 작품에서 음악, 안무, 무대, 의상 등을 모조리 수정, 보완했다. 문훈숙 단장은 "'발레 춘향'이 2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제작된 후, 2007년과 2009년 공연에서 호평을 받았지만 해외 무대에 서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며 "전작이 갓 출시된 와인 보졸레 누보라고 한다면 이번 작품은 성숙한 빈티지 와인에 비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이 이번 작품에 쓰인다는 점이다. 안무가 유병헌은 '발레 춘향' 개정 작업에 차이코프스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음악을 직접 선곡했다. 이를 다시 편곡 전문가의 손길을 거치게 한 다음 춘향과 잘 어울리는 발레 음악으로 탈바꿈했다. 춘향과 몽룡의 사랑의 2인무에는 차이코프스키의 만프레드 교향곡과 템페스트가, 풍운아 변학도가 등장할 때는 교향곡 1번이 흘러나온다. 관현악 조곡 1번은 방자와 향단의 코믹함을 드러내는 데 사용됐다. 유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드라마적 요소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차이코프스키 음악에서 한국적 템포를 찾게 되면서 전체적인 작품의 짜임새가 더욱 견고해졌다"고 말했다.

유니버설발레단을 대표하는 '발레 부부' 황혜민과 엄재용이 오프닝 공연에 나서며, 수석무용수 강미선은 2013년 '오네긴'에서 호흡을 맞췄던 이동탁과 짝을 이룬다. 한국의 대표 발레리나 김주원과 '푸른 눈의 몽룡' 콘스탄틴 노보셀로프의 호흡도 기대를 모은다.
'로미오와 줄리엣' 제작진과 출연진

'로미오와 줄리엣' 제작진과 출연진


세기의 러브스토리, 오페라로 돌아온 '로미오와 줄리엣'

국립오페라단은 올해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을 기념해 '로미오와 줄리엣'을 10월2일부터 5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인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이미 연극, 영화, 발레 등 다양한 버전으로 만들어졌는데, 오페라 버전은 프랑스 낭만주의 시대의 대표 작곡가 샤를 구노가 1867년 빅토르 위고의 번안 희곡을 바탕으로 완성시켰다.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최영석 국립오페라단 본부장은 "'로미오와 줄리엣'은 1986년 한불수교 100주년 기념으로 국립오페라단이 첫 선을 보인 이후 올해 28년 만에 올린다"며 "오랜만에 올리는 만큼 최고의 제작진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연출은 지난해 '돈카를로'를 통해 국립오페라단과 첫 인연을 맺은 엘라이저 모신스키가 맡았다. 지휘는 현재 대구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줄리안 코바체프가 맡았다. 그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굉장히 로맨틱하면서도 음악이 풍부한 오페라로, 가수들에게도 굉장히 구체적인 상황과 복잡한 감정을 제시하기 때문에 쉽지만은 않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엘라이저 모신스키 연출가는 "사랑에 대한 질투와 집착, 사랑을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다는 느낌을 살리려고 했다. 셰익스피어는 인간의 감정과 운명에 대한 것을 많이 논했는데, 이번 오페라도 셰익스피어의 이미지를 그대로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올리비아 핫세가 나왔던 영화와는 다른 분위기로, 굉장히 아름답고 시적인 분위기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작품에서 줄리엣 역은 소프라노 손지혜와 이리나 룽구, 로미오 역은 프란체스코 데무로와 강정우가 캐스팅됐다. 손지혜는 "'줄리엣'은 약하고 부드럽게만 보이지만 사실은 굉장히 강한 캐릭터다. 사랑을 위해 죽음을 불사하고, 모든 행동의 주도권과 추진력을 가진 인물로, 이전에 보여줬던 이미지들과 다르게 표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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